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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말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암호화폐시장이 서서히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등록 증권형 토큰에 대해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스위스 최대 증권거래소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다소 살려내고 있다.
19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9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0.5%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며 64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 이상 올라 5610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과 스텔라루멘, 에이다 등이 대체로 소폭 반등하고 있다. 특히 리플은 4% 이상 강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2위를 굳히고 있다.
한때 5100달러까지 내려갔던 비트코인은 5600달러대까지는 회복했고 상대강도지수(RSI)상 과매도 국면이라는 점에서 매수세가 더 유입될 수 있지만 지난 6월 저점인 5770달러와 이후 강력한 지지선이었던 6000달러가 차례로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융당국당국인 SEC가 연방증권거래법에 따라 엄격한 법 적용을 받는 증권형(security) 토큰으로 등록하지 않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잇달아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는 사실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공개(ICO) 파티는 이제 끝났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 공동 창업주가 비트코인 반등을 점치면서도 현 시장 상황을 감안해 올 연말 목표 가격을 당초 2만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대폭 낮췄다. 리 창업주는 미국 CNBC에 출연, “채굴 원가 등을 감안한 비트코인의 손익분기점(BEP)은 7000달러 수준으로 비트코인이 이를 밑도는 일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550달러 수준이다.
그는 이처럼 비트코인이 다시 가격을 회복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면서도 “심리적 지지선이던 6000달러가 깨지면서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연말 목표 가격을 1만5000달러로 조정했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암호화폐에 국한된 이벤트가 원인이었다“며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둘러싼 두 진영간의 다툼으로 인해 시장내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IX는 영국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아문 크립토(Amun Crypto)가 개발해 상장을 신청한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기로 승인했다. 이 ETF는 비트코인과 리플코인(XRP),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5개 암호화폐를 기초로 한 최초의 ETP 상품이다. 거래소에서는 ‘$HODL’라는 티커로 거래한다. 이 ETF는 각 암호화폐들을 현재 시가총액 비중대로 가격에 반영한다. 비트코인이 전체 ETP 자산의 50%를 차지하게 된다. 시가총액 2위인 리플이 25.4%, 이더리움이 16.7%, 비트코인캐시와 라이트코인이 각각 5.2%와 3.0% 반영된다.
헤이니 라쉬완 아문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ETF는 전통적인 ETP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정책들을 동일하게 따라 만들어졌다”며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환경에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나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에 잘 따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ETF 상품이다보니 개인들은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가 가능하고 기관투자가들은 까다로운 수탁업무를 외부에 맡기지 않고도 암호화폐시장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IX는 전체 시가총액이 1조6000억달러로, 유럽내 4위 거래소다. 지난 14일 토마스 제프 SIX 증권부문 대표는 “앞으로 10년 뒤면 전통적인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거래소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