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후끈'.. 알고 봤더니 '쏠림현상' 심하네

10개단지에 청약자 절반가까이 몰려
"시세 왜곡, 입주 지연 등 부작용 우려"
  • 등록 2014-11-16 오후 3:00:15

    수정 2014-11-16 오후 3:00:15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인기 지역에만 수요자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면 투기 수요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위: 명. [자료: 부동산114]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청약시장 뛰어든 사람은 총 75만200명이다. 이 기간 공급된 아파트는 194개 단지 7만9313가구로 평균 수치만 보면 한 채당 9.5명이 경쟁을 벌인 셈이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전체 청약자의 절반 가까이(47.6%)에 달하는 35만6992명이 10개 단지에 몰렸다. 바꿔말하면 시장성이 있는 곳에만 청약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얘기다.

지난달 부산 금정구에 분양한 ‘래미안장전’ 아파트의 경우 958가구 모집에 14만6300명이 청약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평균 146.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위례자이(A2-3BL)’ 아파트가 451가구 모집에 6만3295명이 청약을 넣었고, 경북 경산시 중산동 ‘경산펜타힐즈더샵’ 아파트의 경우 1217가구 모집에 3만 6824명이 몰렸다.

반면 지난 9월 경남 창년군 ‘창녕신우희가로’ 아파트에는 단 한 명도 청약을 넣지 않았고, 이달 분양 중인 전북 정읍시 ‘정읍뉴캐슬’ 아파트도 170가구 모집에 1명 만이 청약을 접수하는 등 미달된 아파트 단지들이 적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에서 9개 단지가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진 만큼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며 “수도권은 신도시와 공공택지지구, 지방은 혁신도시 또는 조합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에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는 내년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실수요에 더해 투기 또는 투자수요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1대책에서 발표된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청약제도 개편인 데, 1순위와 2순위 청약통장이 1순위로 통합되면서 1순위 청약통장만 1000만구좌로 늘어나게 됐다. 즉 청약통장의 희소성이 사라지기 전에 1순위 청약통장을 사용하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갈 곳 없는 시중 투자자금이 분양시장으로 흘러들면서 가수요들이 시장 과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되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려는 의도로 청약통장 불법 거래 등에 주된 수요층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수요가 쏠림 현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입지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가수요들로 인해 입주 지연이나 시세 왜곡 현상 등이 생길 수 있는데다 단지 규모에 따라 역전세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의 자금 상황과 조건에 맞는 아파트 단지를 골라 신중하게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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