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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전체 청약자의 절반 가까이(47.6%)에 달하는 35만6992명이 10개 단지에 몰렸다. 바꿔말하면 시장성이 있는 곳에만 청약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얘기다.
지난달 부산 금정구에 분양한 ‘래미안장전’ 아파트의 경우 958가구 모집에 14만6300명이 청약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평균 146.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위례자이(A2-3BL)’ 아파트가 451가구 모집에 6만3295명이 청약을 넣었고, 경북 경산시 중산동 ‘경산펜타힐즈더샵’ 아파트의 경우 1217가구 모집에 3만 6824명이 몰렸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진 만큼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며 “수도권은 신도시와 공공택지지구, 지방은 혁신도시 또는 조합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에 쏠림 현상이 심해지는 이유는 내년 청약제도 개편에 따른 실수요에 더해 투기 또는 투자수요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1대책에서 발표된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청약제도 개편인 데, 1순위와 2순위 청약통장이 1순위로 통합되면서 1순위 청약통장만 1000만구좌로 늘어나게 됐다. 즉 청약통장의 희소성이 사라지기 전에 1순위 청약통장을 사용하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가수요가 쏠림 현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입지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가수요들로 인해 입주 지연이나 시세 왜곡 현상 등이 생길 수 있는데다 단지 규모에 따라 역전세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자신의 자금 상황과 조건에 맞는 아파트 단지를 골라 신중하게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