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옥수수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일만에 10% 이상 폭락하는 등 15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농부들이 재배면적을 급격히 늘린 탓이다. 옥수수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미국의 생산량이 늘면서 향후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 ▲ 옥수수 7월물 가격 추이 (출처:CNN머니) |
|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7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83센트 내린 부셀당 6.15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값은 지난 6월10일 부셀당 7.87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뒤 11.9% 하락했다. 이는 지난 1996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밀값 역시 9.5% 하락했으며 로이터-제프리 CRB상품지수도 0.2% 떨어졌다.
3개월 전만 해도 옥수수 가격은 부셀당 8달러에 육박, 하루가 다르게 최고치 기록을 갱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본격적인 수확기 직전 재고가 바닥나면서 옥수수 가격 상승세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옥수수 가격은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수요 증가로 78% 급등하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배면적 증가로 옥수수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이날 "전통적으로 작황이 좋은 아이오와주, 미네소타주, 네브라스카주 등에서 예상보다 많은 양의 옥수수를 재배했다"면서 "습한 땅과 홍수 피해 등에도 불구, 옥수수 재배면적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넓은 9230만 에이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육류 생산자들이 가축사료를 옥수수에서 다른 식품으로 바꾸기 시작한 점도 옥수수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옥수수값 상승으로 가축 사육비용이 늘어나면서 사료를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1일 기준 3개월간 옥수수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5.7% 하락했다.
조지 엔로 아메릴로 브로커리지 관계자는 "이는 옥수수 가격이 의심할 여지 없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