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바닥 탈출은 아직 가깝지 않아 보인다. 이 탓에 미국 경제의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둔화)가 자칫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바닥 다지기의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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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발표된 미국의 주요 주택관련 지표들은 다 별로다.
5월 기존주택 판매는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같은 달 신규주택 판매도 3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고용이 좋지 않고 물가도 뛰면서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니 집을 사려는 사람이 뜸해진 것이다. 차압물량이 여전히 넘치니 새 집도 안 팔린다.
대출(모기지)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도 줄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이달 셋째주 미국 모기지신청건수는 전주대비 5.9%나 하락했다. 게다가 미국 대형은행들도 모기지 신청을 거부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어 대출받기도 어려워졌다.
◇ 주택경기 회복? "먼 얘기"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상당기간 미국 주택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사실 4월은 봄첨이라 미국에서 주택 구입이 가장 활발한 때인데, 이런 때에도 집 값이 떨어졌으니 그 만큼 구매 수요가 없다는 의미다.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좌우하는 고용은 지난달 8개월만에 최악이었고 실업률도 9.1%를 찍었다. 휘발유 가격도 눈에 띄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짐 오설리번 MF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에 실질적 회복 징후가 전혀 없다"며 "고용 시장이 지속적인 개선을 보여주기 전까지 주택 경기가 의미있게 반등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주택경기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희미한 빛줄기는 감지되고 있다.
집값은 일단 급락세에선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방주택금융청(FHFA)가 발표한 4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8% 상승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또 민간 조사기관인 코어로직 집계를 보면 헐값 판매한 집 값이 올들어 16%나 하락한 반면 이를 제외한 집 값은 11% 상승했다.
게다가 이렇게 가격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는 헐값 판매 주택비중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도이치뱅크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37%였던 헐값 판매 비중은 5월에 31%로 떨어졌다. 이는 작년 5월 이후 1년만에 최저수준이다.
마제스틱 리서치사의 데머 조커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들어서면서부터 구입자가 없는 주택 건설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건설업체들의 수주도 1년여만에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신호가 주택시장에 희미한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