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통신방송)통신이 말하는 통신 `리스크`

KT, 공정위 과징금으로 2분기 영업익 `부진`
하나로 "유효경쟁정책 안하면 리스크"
  • 등록 2005-07-05 오전 10:20:01

    수정 2005-07-05 오전 10:20:01

[edaily 박호식기자] 통신서비스업체의 리스크는 무엇일까. 우선 떠오르는 것이 규제 리스크. 주파수 희소성에 따른 공익성, 소비자 후생을 내건 유효경쟁정책 등으로 인한 비대칭규제 때문이다. 이외에도 후발사들의 재무리스크, 통신기술발전에 뒤쳐지는 리스크 등등이 떠오른다. 그럼 통신업체 스스로가 생각하는 통신업체의 리스크는 무엇일까. 미국에서 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했던 통신업체들이 지난달 미국 증권시장에 공시한 내용을 보면 대략 드러난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증권당국에 제출하는 연차보고서에 회사의 위험요소(Risk Factors)를 기재토록 돼 있다. 물론 기재되는 위험요소들이 그리 뜨겁지는 않다. 업체들은 `향후 있을 지 모를 소송에 대비해 생각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써넣게 된다. 그렇다보니 `통신설비 장애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와 같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들이 많다. 그러나 일부는 어떤 시기, 어떤 업체가, 어떤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살펴볼 기회가 돼 흥미롭다. 지난달 미국시장에 해당 보고서를 제출한 통신서비스 업체는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이다. KT, 공정위 과징금으로 2분기 영업익 부진 시기적으로나 중요도 면에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T의 공정위 과징금 제재를 설명한 부분. KT는 지난해 7월 공정위의 담합조사 및 지난 5월 시내전화 담합에 따른 1160억원 과징금 부과 등 경과과정을 설명한 뒤 행정소송을 계획하고 있음을 밝혔다. KT는 특히 1160억원의 과징금은 2분기에 영업비용중 `세금과 공과` 항목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KT 2분기 영업이익은 실제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영업익의 15%가 넘는 감소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물론, 향후 소송에서 일부라도 승소를 해 일정금액을 돌려받게 되면 `잡수익` 항목으로 영업수익에 추가돼 영업이익 플러스 요인이 된다. 그러나 나중에 돈을 얼마를 돌려받게 되든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 2분기 영업이익 수치는 나빠지게 된다. 또한 소송결과가 언제, 어떻게 나올 지도 예측하기는 힘들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KT가 소송을 할 근거가 되는 과징금 심결서를 당초 예정일을 초과해 발송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낳고 있다. KT는 또 담합 제재 관련 "일부 고객들이 KT를 상대로 개별 혹은 집단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구체적인 소송 가능성에 대한 언급보다 `만에 하나라도`를 설명한 측면이 커 보인다. 유효경쟁정책 안하면 리스크? 통신시장에서 선후발사업자들의 이해관계도 여지없이 잘 표현돼 있다. KT와 SK텔레콤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유효경쟁체제 구축을 위한 비대칭규제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SKT는 "요금 산정 등과 관련해 다른 경쟁자 보다 추가적인 규제를 받을 수 있어 효과적으로 경쟁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KT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약관인가 대상 지정을 사례로 들었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은 "정보통신부가 국내 통신산업에 유효경쟁력 촉진을 유발시키는 정책을 유지하지 아니할 경우, 경쟁력 유지에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설명해 대조를 보였다. KT-노조, SKT-전자파, 하나로-망임대 거론 `눈길` 이외 각 개별업체마다의 독특한 위험요소들이 눈에 띈다. KT는 유일하게 노조문제를 언급했다. KT(030200)는 "비핵심 사업 정리 및 인원감축 등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KT의 과거 구조조정 노력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왔다"며 "비록 지난 3년간은 심각한 노사 분규가 없었고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지만, 향후 분규가 일어나지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KT는 이와 함께 2003년 9월 5497명 명예퇴직을 비롯 최근 인력감축과 퇴직금 지급에 대해 설명했다. KT는 다른 업체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높아 인력효율화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대상이 돼 왔다. SK텔레콤(017670)은 향후 주파수 방출과 관련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단말기나 기타 장비에서 나오는 주파수 방출이 다양한 건강상 문제와 연관이 있다는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제적으로 이통 단말기의 전자파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으며, 정통부는 유해측정 기술개발 등에 체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로텔레콤(033630)은 통신망 임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 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초고속인터넷사업에서 파워콤망 임대비중이 높았으나, 파워콤이 직접 소매진출을 추진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미 정통부가 파워콤의 소매진출에 대해 `허용`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허가조건에 대해 현재 고민중이다. 하나로텔레콤은 파워콤이 망 임대시 경쟁사에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하고, 망임대로 인한 경쟁사 가입자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가망을 확대하고, 특히 지난 3월부터는 신규가입자의 성명, 주소, 사용량 등을 파워콤에 제공하지 않는 등 벌써부터 신경전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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