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6자회담 참가국, 美에도 조건 요구해야"

"김위원장 초청하면 北 방문할수도"
"남북경협, 北 협력 이끄는데 중요"
대북송금특검 "불행한 일"
  • 등록 2005-02-21 오전 10:30:13

    수정 2005-02-21 오전 10:30:13

[edaily 김윤경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을 밀어붙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조건을 제시하는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21일 주장했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초청할 경우 북핵 문제등 현안을 풀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전일 오후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인터뷰를 가졌으며 녹음분이 이날 방송됐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 및 6자 회담 불참 선언에 대해 "협상이 안되니까 극단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잘못된 일이며 북한은 당당하게 6자 회담에 나와 주장해야지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미국이나 일본 강경파들만 도와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미국의 입장을 역이용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능동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핵심은 미국이 협상 카드를 내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미국은 북한이 카드를 내놨으니 자신들도 카드를 내놓고 얘기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 포기하고 사찰받겠다했으면 미국은 안전보장 해주겠다고 말하고 국교 정상화하고, 다음 문제는 정상화 후에 얘기하겠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얘기를 해줘야 북한도 마음을 정할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6자 회담에 참가국들도 북한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내놓을 걸 내놓도록 그렇게 미국에 대해서도 요구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결국은 6자 회담하건 양자회담하건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는 문제이므로 이것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강경파를 중심으로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중국이나 러시아에 사전 합의를 받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면서 "우리나라도 이해 당사자로서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엄포지, 가능성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미, 남북간 대화 채널 성립이 잘 되고 있지 않아 현안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달라는 의견도 많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약속을 이행토록 하기 위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 생각을 잘 아는 사람, 돌아와서도 계속 대통령 옆에서 보좌할 사람, 또 필요하면 또 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특사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를 떠나고 정부 상황도 잘 모르는 내가 가선 큰 성과가 없지만 김 위원장이 민족문제 상의를 위해 초청한다면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남북경협은 결국 우리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면서 "시중에 떠도는 돈이 투기대신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고 우리 중소기업 덕보고, 북한 경제가 우리에게 의존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북한도 협력적으로 나올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압록강의 기적이라는 시대가 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해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대북송금은 현대가 상업적 투자를 한 것이 끝이었는데 특검 임무도 아닌 것을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현대서 150억원을 받았다고 박해를 가해도 무죄판결되지 않았느냐"면서 "굉장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광역 기동군화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취지나 한미방위조약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 문제를 잘못 다루면 엄청난 위험이 우리나라에 닥쳐오며 중국도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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