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 오전 10시 28분 현재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40% 하락한 가운데 도시바가 2.52%, NEC 1.10% 떨어졌다. 대만의 컴퓨터 관련주도 대만반도체(TSMC)가 6.21% 급락한 것을 비롯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권지수는 1.32%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며 싱가포르와 필리핀도 각각 0.57%, 0.63% 내렸다.
인텔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2분기 매출전망치를 기존 64억~70억달러에서 62억~65억달러로 조정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10% 이상 급락, 아시아 시장을 필두로 한 세계증시에 파문을 예고했다.
인텔이 예비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전망을 하향할 것이란 사실은 이미 예상돼온 것이었지만 하향 조정폭이 시장의 관측보다 컸다는 점이 충격을 던졌다. 정보기술(IT) 수요가 예상보다 더 약하다는 사실을 예시함으로써 IT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
인텔의 앤디 브라이언트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기업고객들로부터의 수요가 아직 반등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통신기기 와 랩탑, 서버용 칩 매출이 예상치의 범위 내에서 증가하고 있으나 "급증이라고 부를 수준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매출 전망 하향 이상으로 충격을 던진 건 인텔이 2분기 예상 마진율도 낮췄다는 것. 인텔은 53% 안팎으로 제시했던 마진율 전망치를 49%로 하향 수정했다. 브라이언트 CFO는 마진율 하락이 설비 가동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월가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했다.
메릴린치의 반도체 분석가인 조 오샤는 "수요 이상으로 설비가 가동되는 한편 재고가 쌓이고 있다면 3분기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텔이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펜티엄과 제논, 셀레론 칩의 가격을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시점 인 10월 말 이전에 인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매출 및 마진율 전망치 햐향은 아직 IT회복을 속단할 시점이 아니란 사실을 다시한 번 뚜렷이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하고 미 증시도 당분간 약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로버트슨 스티븐스 증권의 분석가인 에릭 로스더치는 "기업의 설비투자가 억제된 현 상황에선 어떤 기술기업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혀 IT기업들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의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기에 앞서 세계최대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회계 3분기(5월~7월) 매출이 전분기비 5~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델 컴퓨터 역시 회계2분기 PC 출하량이 5%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었다.
인텔 쇼크 이전에 이미 8개월 최저치로 떨어진 뉴욕증시의 움직임은 어떨까. 니드햄&Co 의 분석가인 댄 스코벨은 "인텔의 매출 수치가 이처럼 약하게 나온 데 놀랐다"면서 "7일 미 증시에선 모두가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의 나스닥선물도 3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약세를 지속하며 뉴욕증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