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제 '나락퀴즈쇼' 논란에 교육청 민원 폭주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일부 고등학교 축제에서 유튜브 콘텐츠인 ‘나락퀴즈쇼’를 진행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나락퀴즈쇼’는 민감한 질문을 던지고 고르기 어려운 다지선다 답변을 제시해 출연자를 곤란하게 만드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교육 공간인 학교에서 진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엑스 갈무리)

8일 국민권익위원회의 ‘한눈에 보는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경기도교육청과 울산광역시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에 민원이 폭증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하루에 통상 150~200여 건의 민원이 제기되지만, 이날 오전 시간대에만 122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울산교육청 역시 하루 1~5건 사이 민원이 제기되지만 54건의 민원이 신규 접수됐고, 광주교육청도 하루 10건 정도의 평균 민원에 비해 33건의 민원이 제기된 상태다.

이들 교육청에 갑자기 민원이 몰린 이유는 최근 일부 고등학교 축제에서 진행된 ‘나락퀴즈쇼’ 때문이다. 민원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키워드 클라우드’에는 ‘학교 축제’, ‘웃음거리’, ‘특정 코너’, ‘특정 선택’, ‘사과문’ 등이 확인된다.

전날인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고교 나락퀴즈쇼가 등장하면서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나락퀴즈쇼’는 유튜브 피식대학에서 만든 코미디 콘텐츠로, 출연자에게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을 던지고 ‘나락’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가 된 고교 나락퀴즈쇼 질문에는 ‘가장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과 함께 ‘3·1 운동’, ‘흑인 인권 운동’, ‘페미니즘 운동’, ‘촛불시위 운동’,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운동’ 등이 선택지로 놓였다. 다른 고교에서도 비슷하게 ‘가장 싫어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과 함께 ‘대한독립운동’, ‘여성인권운동’, ‘민주화운동’, ‘학생인권운동’ 등 선택지가 놓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나락퀴즈쇼는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비난을 받게 되는 컨셉인데 질문 자체가 조롱조로 만들어졌다”, “이런 저질스러운 혐오를 쇼라고 해야 하느냐”, “이런 행사를 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옳으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정답이 있으면 나락퀴즈쇼가 아니다”, “그냥 웃고 넘기는 것”, “나락퀴즈쇼 자체가 민감한 질문 던지고 무엇을 고르든 비난하는 콘텐츠”라고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