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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드사는 당초 100% 캐시백 고객 이벤트도 준비했다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국가 위기 상황에 따른 정책성 자금을 두고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지양하자는 취지인데, 이를 두고 민간의 자율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관치(官治)금융’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비씨(BC)카드는 당초 긴급재난지원금을 자사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용 금액 100%까지 돌려주는 캐시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보류했다. 관련 내용 안내도 부랴부랴 회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고객 입장에서는 최고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캐시백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BC카드 관계자는 “내부 입장 변경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 시행 여부에 대해 현재 전면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BC카드 뿐만이 아니다. NH농협은행의 NH농협카드도 자사 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추첨을 통해 SPC 상품권 1만원권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전면 취소했다. 홈페이지에 사전 안내됐던 공지도 이날 삭제됐다.
카드사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두고 고객 이벤트 등 마케팅을 준비했다가 보류 또는 철회한 데에는 금융당국의 입김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정부·지자체·카드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위한 업무협약’에서 “11일부터 카드사들이 시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제때 지급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마케팅 과열 양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기도가 전 도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을 두고 일부 카드사들이 캐시백 또는 음료 교환쿠폰 등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카드는 경기도 거주 고객들에게 자사 카드로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면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금액을 캐시백 해준다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수 회에 걸쳐 발송했다. 신한카드도 문자메시지 수신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만원 캐시백, 하나카드는 추첨을 통해 재난기본소득 금액 외 추가 사용액의 30%(최대 5000원) 캐시백, 우리카드는 신청자 전원에게 스타벅스커피 쿠폰을 제공해준다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카드사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의 원활한 지급 및 사용을 위해 자금 조달 비용과 시스템 증설·관리비, 밴(VAN)수수료, 관련 인건비 등 모든 프로세스 비용을 오롯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원금을 받는 개별 카드 상품별 혜택도 그대로 제공하는 등 이익보다 재난기본소득을 통한 소비 진작 활성화라는 공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원금 사용처가 대부분 지역 소상공인 등 영세 사업장이기 때문에 최저 0.5%(체크카드 기준)의 낮은 가맹점 수수료와 상당한 절차적 비용을 감안하면, 긴급재난지원금 유치 확대에 따른 수수료 이익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카드사들의 마케팅은 고객 혜택과도 직결되는 만큼 부작용이 없는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조심히 다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는 긴급재단지원금 전체 규모인 14조3000억원 가운데 10조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소비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조원대 결제시장이 새로 생겨난 셈이다. 이 10조원은 8월 말까지 사용되지 않으면 국고로 환수돼 불확실성이 적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