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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진영의 ‘거물’ 매케인 의원은 수개월 전부터 뇌종양과 싸우며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준비했다. 그는 과거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추도사 낭독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초대 명단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생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을 꾸준히 비판했던 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마지막 메세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례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매케인 의원을 “미국적 가치를 잘 보여준 영웅”이라고 입을 모아 추모했다. 매케인의 딸 메건 매케인은 유족 인사말에서 “존 매케인의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이미 위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을 겨냥한 발언이다. CNN방송은 “메건은 장례식장에서 불과 몇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백악관이 그동안 던진 구호에 대해 단호한 비판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장례식 모습을 전하는 한편, 초대받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홀로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냈으며, 평소보다 많은 양의 트윗을 남겼다. 하지만 매케인 의원에 대한 추도 글은 적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AP통신은 “존 매케인의 장례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정치에 대한 비판의 장이 됐다”고 묘사했다. 로이터통신은 “(매케인 의원은) 거의 모든 주요 정치 지도자들이 모인 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느끼도록 했다. 오바마, 부시 전 대통령에게 추도사를 맡긴 것은 명백히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각국 언론들도 “존 매케인 의원은 사망한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화해할 수 없었다”, “매케인 의원의 장례식 날 트럼프 대통령은 외로웠다” 등의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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