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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연이어 솟구쳐 있는 8개의 봉우리와 단애를 이루고 있는 기암절벽은 굽이치는 물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봉우리 정상 부근 바위틈에 어렵사리 뿌리 내린 노송은 암릉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배가시킨다. 세미클라이밍 과정을 거치듯 힘겹게 오르내려야 하는 가파른 바윗길은 정상 정복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해발 1000m 이상의 거대한 육산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함만 빠졌을 뿐 등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각종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팔봉산은 홍천9경(가리산, 미약골, 금학산, 가령폭포, 공작산 수타사, 용소계곡, 살둔계곡, 가칠봉 삼봉약수) 중 단연 1경(景)으로 꼽힌다. 인접한 백두대간에 비해 그 규모가 보잘것없는 이 ‘꼬마산’에 연중 등산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조망 또한 뛰어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8개 봉우리의 각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오음산, 두릉산, 용문산, 삼악산, 화악산 등 인근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홍천강의 푸른 물줄기는 청량감을 더한다. 이색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은 2봉과 4봉이다.
팔봉산 2봉 정상 부근엔 당집도 있다. 이처럼 산꼭대기에 당집을 차린 것은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터라 신비하게 느껴진다. ‘삼부인당’으로 불리는 이 당집은 이씨, 김씨, 홍씨 등 삼신을 모신 곳으로 400여년 전부터 지역주민들이 액운을 예방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당굿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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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봉에 오르려면 팔봉산에서 가장 이름난 ‘해산굴’을 통과해야 한다. 수직으로 형성된 비좁은 암벽 터널로 통과하는 과정에서 산모가 아이를 낳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 하여 해산굴이라고 불린다. 위에서 보면 작은 굴 속을 머리부터 빠져 나오는 모습들이 마치 해산을 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 때문에 ‘혼자 올라가면 자연분만, 끌려 올라가면 제왕절개’란 우스갯소리도 회자된다.
또 여러 번 통과할수록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어 장수굴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인 남자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공간이 좁아 몸이 풍만한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우회로를 택해야 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서로 밀고 당겨주면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흥미로운 등산코스라 할 수 있다.
하얀 모래톱을 끼고 청평호로 내닫는 홍천강의 푸르디 푸른 물줄기는 답답한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하산 후 홍천강 유원지에서 여유롭게 물장난을 치며 피로를 풀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홍천강엔 쏘가리, 동자개(빠가사리), 참마자, 누치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여름철이면 등산과 낚시를 병행하려는 나들이객들로 북적인다.
쏘가리·빠가사리…산행후 매운탕은 ‘덤’
비록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급한 바위지대가 많고, 수직 암벽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등 난코스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가 올 경우 미끄럼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등산 장갑이나 스틱 등 장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마지막 8봉에서 홍천강으로 내려서는 구간은 밧줄이 매여 있을 정도의 수직에 가까운 직벽이어서 초보자들은 7봉에서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팔봉산 유원지엔 4계절 풋살잔디구장, 족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야외음악당 등의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등산 후 동료들과 함께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며 등산의 피로도 풀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인근엔 밤벌·모곡유원지나 홍천 대명비발디파크, 홍천온천 등 들러볼 만한 곳도 많다.
자녀들과 동반할 경우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위치한 남궁억 기념관에 들러 각종 유품을 살펴보며 독립운동가로서 무궁화 보급에 힘썼던 선생의 얼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팔봉산을 찾으려면 경춘국도를 이용, 청평~가평~강촌검문소~강촌교~195번 지방도~남산면 창촌리~남면 추곡리~남산면 광판 삼거리~팔봉산 유원지로 진입하면 된다. 양평~70번 지방도~대명비발디파크 ~홍천군 서면 대곡리~반곡리~팔봉산 코스도 많이 이용된다. 홍천이나 춘천에서 팔봉산을 경유하는 시내버스가 자주 운행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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