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카페 '저축나라'의 카페지기 양종광(34·공무원)씨는 "저축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축이 몸에 밴 사람은 빚내서 투자하지 않고, 주식에 한꺼번에 돈을 넣지 않는다"며 "저축은 건전한 부자가 되기 위한 기초"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결혼한 양씨는 막막함을 느꼈다고 한다. "여러 재테크 카페에 가입했지만, 재테크 전략만 나열돼 있지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 종자돈이라고 말은 하지만 얼마가 종자돈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제가 카페를 만들었죠."
그의 '실전 저축' 전략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갔고, 현재 그의 카페 회원은 9만 명이 넘는다. 결혼 초 아내(고등학교 교사)의 월급을 합쳐 수입은 월 400만 원쯤이었지만 꼭 300만 원 이상은 저축했다. 아이가 있는 지금도 한 달 수입의 절반 이상은 저축한다. 양씨는 지난 2005년 '저축의 기술'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양씨가 말하는 '저축의 10계명'을 알아보자.
①테크닉이 끈기를 이기지 못한다=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높아 목돈을 훨씬 빨리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수료와 위험성을 감안하면 은행에 저축하는 편이 목돈을 안정적으로 더 빨리 모을 수 있다.
③급여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분리하라=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을 써야 한다. 이것은 저축의 철칙이다. 통장이 많다고 저축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번거롭지만 통장을 따로 관리해야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다.
④적금은 1년 뒤에 예금으로 갈아타라=적금은 단리지만, 예금은 복리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부분 월 복리다. 적금으로 1년쯤 돈을 모은 뒤에는 복리인 예금으로 갈아타야 이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⑤세금 혜택을 꼭 챙겨라=저축의 이자에도 15.4%의 세금을 뗀다. 비과세(0%), 저율과세(1.4%), 세금우대(9.5%) 등의 절세형 저축상품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가능하면 가족들의 명의를 모두 이용해도 좋다. 1인당 저율과세 2000만 원, 세금우대 2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비과세 상품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60세 이상 남성과 55세 이상 여성이면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 저축(한도 3000만 원)이 있다. 특히 생계형 저축은 나이만 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⑥세대주가 돼라=저축을 하면서 세대주가 아니거나 되어본 적이 없다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세대주가 되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해 비과세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청약저축에 가입해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⑧대출은 먼저 갚아라=당연한 말인데도 사람들이 잘 안 지킨다. 일반적으로 대출 이자가 적금 이자보다는 2~3%포인트 높기 때문에, 빨리 대출을 갚는 것이 현명하다. 최근엔 고금리 예금이 대출 금리보다 높은 경우도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⑨1~2%의 이자를 찾아 다녀라=부자일수록 작은 이율에도 민감하다. 적은 차이 같지만 복리 효과를 감안하면 나중에 그 차이는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 비과세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비과세 연 6%와, 일반 예금 연 7%일 때는 일반 예금을 택하는 것이 좋다. 세금을 떼고도 일반 예금의 이자가 비과세보다 0.1%정도 수익률이 높다.
⑩수수료를 아껴라=많이 보편화됐지만 인터넷 뱅킹이나 폰뱅킹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양씨는 "무조건 저축만 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며 "모든 재테크의 기본이 되기 때문에 저축의 습관만 제대로 익혀도, 실패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