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현대건설 성수동 사업 평당 2140만원, 최고 3250만원
  • 등록 2006-11-13 오전 10:41:51

    수정 2006-11-13 오전 10:41:51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민간 건설업체는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청약에 들어갈 예정인 현대건설(000720)의 서울 성수동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역대 강북지역 최고 분양가에 성동구청으로부터 분양승인을 받았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평균 2140만원으로, 가장 큰 평수인 펜트하우스(85, 92평형)는 평당 3250만원에 달한다. 최근 광진구 자양동에서 평당 3204만원에 분양돼 고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남광 하우스토리 한강' 80평형보다도 비싼 금액이다.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경우 경찰기마대 이전 문제로 난항을 겪던 올 초만 해도 평당 평균 분양가를 1800만원 대에서 책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달새 평당 분양가를 300만원 가량 올린 셈이 됐다.

경기 시흥시 능곡지구 아파트는 부근 시세보다 20%가량 높은 평당 750만∼850만 원(전용면적 25.7평 이하 기준)의 분양가를 둘러싸고 업체들과 시흥시청이 맞서고 있어 이번 주로 예정됐던 청약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시는 “중소형 평형의 분양가격이 평당 600만원대였던 화성 향남지구 등 인근 택지지구 분양가나, 월곶 등 시흥시내 아파트 단지 시세보다 터무니 없이 높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근 검단신도시 인근 단지의 분양가를 평당 755만∼814만원으로 책정한 이지종합건설은 33평형(2억5000만∼2억7000만원 선) 분양가를 지난달 삼라마이다스빌(33평형 1억6995만원)보다 50% 이상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거세지면서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와 회현동에서 각각 주상복합을 분양할 예정인 삼성물산과 쌍용건설, SK건설는 모델하우스 오픈을 앞두고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업체들이 은근슬쩍 분양가를 인상하고 있다”며 “분양가를 턱없이 인상해도 수요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청약은 물론 계약에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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