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對고객 전자상거래(B2C),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전문가 상대(B2P), 정부 상대(B2G) 시대는 가고 "끼리끼리(P2P:peer to peer)" 시대가 온다. 미국의 냅스터나 한국의 소리바다와 같은 사이트가 미래의 인터넷 지형을 바꿔나갈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18일 P2P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한창 뜨는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P2P 기업이란 냅스터처럼 중앙 센터없이 개인 컴퓨터 이용자들끼리 비디오와 음악, 텍스트 파일 등을 교환하는 장을 마련해주는 기업을 말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냅스터가 음반 업체들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처럼 P2P가 검색 엔진과 경매 사이트, 출판사,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등의 기반을 해칠 수도 있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2P 업체들의 사이트는 아주 간단하다. 회사 이름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사이트다. 사이트에 모인 사람들이 알아서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특징이다.
돈이 될 것 같아 보
이지도 않지만 벤처 자본가들은 이들 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e베이나 야후의 경영
진도 이들 업체들이 향후에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온라인 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사과수프의 창립자인 빌 베일스는 "P2P 시장은
한창 뜨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 기업은 주목받기를 꺼려왔으나 17일부터 PR 업체를 고용,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투자자중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전 회장인 프랭크 비온디도 있을 정도다.
일부는 P2P가 인터넷의 원래 모습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야후와 같은 것이 생겨나기 전에 이용자까리 직접 파일을 주고 받던 원초적인 모습 말이다.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은 역시 냅스터. 기본적으로 이용자끼리 MP3 파일을 주고받도록 하는 냅스터는 야후와 같은 중앙의 정보 저장고가 필요치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불과 1년도 안돼서 1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처럼 빨리 이용자를 늘린 인터넷 기업은 아직껏 없었다. 야후의 사장인 제프 말레트는 "P2P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 뿐만 아니라 인터넷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非 음악 파일을 교환하는 장을 마련해놓은 그누텔라는 얼마나 기술이 혁신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그누텔라의 이용자들은 한번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으면 사이트에 접속할 필요조차 없다. 사이트에 접속하는 수고까지 덜어준 것이다. 그누텔라의 투자자중에는 넷스케이프를 만든 마크 안드레센도 포함돼 있다. 안드레센은 "6년전 넷스케이프를 만든 이래 가장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말한다. 안드레센은 "앞으로 2년 후면 사람들끼리 영화를 서로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P2P가 어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단점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광고할 필요도 없으며, 고객들의 충성심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알아서 다 들어오기 때문이다. 21세기 인터넷 벤처 파트너스의 벤처 자본가인 닐 바인트라우트는 "1996년에 자금을 원하는 벤처기업들은 자신들이 야후와 같아 보이길 바랬다. 1997년에는 애완동물 음식과 같은 것을 들고나와 아마존처럼 보이려고 했다. 그리고는 e베이를 모델로 삼았다. 이제 그들은 "우리가 새로운 냅스터다"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P2P를 해커 공동체에 있었던 반문화 흐름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기존 체제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
이지는 P2P가 특별히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냅스터가 어필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P2P가 어필하는 것은 무정부상태다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도 컴퓨터 세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은 시인한다. P2P가 아니라도 수억대의 PC가 인터넷을 통해 서로 접목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이미 암호해독 작업과 같은 것을 행하는 디스트리뷰티드닷넷과 같은 곳에 노는 컴퓨터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상업적인 응용이 시작되는 것이다.
페
이지는 "엄청난 숫자의 유휴 컴퓨터가 널려 있다. 그곳에서 이점을 취한다면 확실히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