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희망주던 10대 5명 살리고 하늘의 별[따전소]

공황 우울증 극복 후 주변 도왔는데
갑자기 뇌사 심장 폐장 신장 등 기증
  • 등록 2024-07-29 오전 9:28:24

    수정 2024-07-29 오전 9:28:2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유동은(19)양이 뇌사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29일 밝혔다.

5명의 생명을 살린 유동은양(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고인은 경기도 시흥시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노래와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밝은 아이였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미용 일을 하고 싶어 친구들 메이크업을 해주는 것을 좋아했다. 고교 3학년 때 갑작스러운 공황증세와 우울증에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으로 극복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같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상담도 해주는 다정한 친구였다. 지난 7월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유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 우)(동시 수혜), 신장(좌, 우), 간장을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렸다.

유족은 고인이 늘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는 마음씨 착한 아이였기에 마지막 가는 길도 누군가를 돕고 가길 원했을 거로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어머니 김선희씨는 “동은아, 널 이렇게 먼저 떠나보내게 되어서 엄마가 미안하고 많이 사랑해.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좋은 곳에 갔을 테니, 거기서는 엄마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 네가 사랑하던 고양이 안개도 잘 키울게.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고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을 앞두며,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해 준 기증자 가족과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이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사회의 사랑이 퍼져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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