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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도 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어렵다며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올 하반기부터 면세점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서울 등을 중심으로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면세점 확보를 둘러싼 업체들의 계산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현대百, 4Q 실적 발표 후 넉달來 최대폭 하락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8일 현대백화점(069960)은 전 거래일보다 4.28%(4100원) 하락한 9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는 물론 지난해 10월 11일(-5.67%) 이후 넉 달여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문을 연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하락폭이 가팔라진 데는 전날(7일) 발표한 4분기(10~12월) 실적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조6807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987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부문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면세점 적자 폭이 예상을 크게 상화한 점이 뼈 아팠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은 명품·리빙 상품 매출 선전과 압구정 본점, 판교점 매출 성장 등의 여파로 총매출액이 1.4% 늘었고 영업이익도 판관비 절감 노력으로 5% 증가했다”면서도 “면세점 오픈 준비 비용 55억원과 광고판촉비 부담 등 총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전망…‘올해도 적자’ vs ‘하반기 반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도 면세점 사업이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백화점 이익 증가가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면세사업부 영업 적자폭 확대가 이어지는 데다 강남지역 면세점 판촉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신세계 면세점은 올 한해 출혈 경쟁과 공항면세점 임차료 증가로 부진 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수익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신세계 영업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연말부터 면세점 실적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매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매출액이 289억원, 12월 매출액은 35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상반기 중 프라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입점 등이 예정된 상황에서 연내 하루 평균 매출 목표치인 18억 원대 매출에 연착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KTB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출점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 자체는 당초 목표치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며 “면세점 매출 안정화와 2020년 이후 출점 기대감 확대 등이 이뤄지는 하반기로 갈수록 유통업종 내 투자 매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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