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현대차 홍보실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2종이나 선정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된 쾌거”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현대차가 세계 10대 엔진에 2개나 선정된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금 현대차가 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이 아닌 수소와 전기 파워트레인'이다. 대외적인 홍보용이 아닌가 해 뒷맛이 씁쓸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최근 직분사 엔진(GDI) 불량 문제로 국내외에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해외에서는 리콜, 국내에서는 무상수리로 대응해 해묵은 '국내 역차별' 논란까지 다시 등장할 정도다. 현대차가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일지 이전 수상 내역에 비춰 분석해봤다. 현대자동차는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8번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 4.6L(2009, 2010 수상)와 5.0L 타우 V8(2011 수상), 1.6L 감마 I4(2012 수상), FCEV 100kW 수소전기시스템(2015 수상), 2.0L 누우 I4 PHEV(2016 수상), 1.4L 카파 I4 터보(2017 수상), 3.3L 람다 V6 트윈터보(2018 수상) 등이 포함된다.
워즈오토는 1924년 창간된 미국의 자동차 전문 미디어다. 1994년부터 세계 10대 엔진을 선정해오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매체가 선정하는 베스트 엔진 순위인 만큼 신뢰도가 높다. 물론 자동차 업체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지만 현대기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어느 정도 공정성을 유지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워즈오토의 세계 10대 엔진 선정은 온전히 에디터들에 의해 이뤄진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 국한된다는 점과 에디터들의 주관이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파워트레인이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됐다는 사실에 더 이상 환호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의 발 빠르고 적절한 조치다. 신기술 개발과 적용은 자동차 업체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필수요소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사실은 축하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글로벌 제조사라면 이전에 판매했던 차량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조치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연이어 발생한 엔진 문제에 대한 현대차의 책임감 있는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