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의 공동 창설자인 패트릭 무어는 지난 200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반성했다.
반핵운동을 펼치던 환경단체들마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라는 심각한 도전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후변화를 제한하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절반을 줄여야 한다.
전기생산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은 전체 이산화탄소의 27%를 차지한다. 전기생산을 위한 청정 에너지원을 발견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대한민국이 47조원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전사업을 따냈다. 단군이래 최대규모의 해외수주다. 앞으로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자력 시장을 선점한 의미가 더 크다. 이데일리는 `가장 유력한 차세대 녹색 에너지`로 환경적, 산업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원자력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원전 선진국 프랑스 파리를 직접 취재했다. [편집자주]
|
게다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까지는 매우 오랜시간이 걸리지만, 온실가스 감축은 당장 실현해하는 과제다. 상당한 기술적 발전을 축적한 원자력 발전이 기후변화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너지협회(NEI)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원자력 발전의 이용 찬성률은 74%로, 198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07년에 비하면 찬성률이 11%포인트나 올라갔다.
찬성률이 크게 높아진 배경은 물론 원자력 발전이 기후변화의 대안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응답자의 74%가 `원자력 발전이 저탄소의 깨끗한 에너지`라고 답했다.
원자력 발전이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에너지 안보 측면이다. 화석연료는 중동 등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는 데다 머지않아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의 원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은 정치적으로 안정된 다양한 국가에 매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현재 매장량만으로 수천년간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약 2200만톤의 우라늄이 지각 속의 인산염과 함께 혼재돼 있고, 바닷물 속에서도 전세계 원전이 6만년간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이 존재한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 자원고갈의 문제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프랑스 원자력청(CEA) 크리스토퍼 베아 부문장은 "재생에너지가 보완적인 역할은 할 수 있지만 (화석 에너지를 원자력 발전처럼) 대체는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