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의 리서치 부문에서는 주식을 사라고 추천하고 투자 부문에서는 주식을 내다파는 일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고 2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만약 이러한 지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기혐의로 소송을 제기당한 재미교포인 ‘도쿄 조’ 사건과 별로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작년 12월 투자은행인 체이스H&Q는 인포스페이스에 대해 ‘꼭 보유해야 할 종목’이라고 추천한 리포트를 내놓았다. 몇 주 뒤에도 ‘매수’ 추천을 반복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이 고객들에게 더 사라고 말하고 있는 동안 주식을 털어내고 있었다. 매수 추천이 유지되고 있던 1월 하순 체이스 맨해튼의 한 사업부문인 벤처 캐피털은 H&Q의 종업원 펀드를 포함, 모든 보유주식을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대략 4200만 달러에 달했다. H&Q와 일부 종업원들이 투자한 지 18개월 만에 700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체이스 맨해튼의 대변인은 “H&Q의 인포스페이스 주식 매각과 애널리스트의 추천은 완전히 별개”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모든 투자은행들이 애널리스트들이 고객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추천하는 동안 주식을 내다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추천하는 와중에 주식을 파는 것은 월스트리트의 보편적인 투자 주기의 마지막 단계가 돼가고 있다.
투자은행의 투자 사이클은
다음과 같다. 투자은행이 전망이 좋은 신생기업에 투자한다. 그리고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공개를 해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한다.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투자은행의 리서치 부문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뒤 주식을 내다팔아 엄청난 수익을 챙긴다. 찰스 리버 벤처스의 테드 딘터스미스가 “새로운 투자은행 모델”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원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투자은행들은 305개 벤처에 투자를 했다. 1998년에는 104개에 불과했었다.
이 때문에 주식투자 수익이 점점 더 늘고 있는 중이다. 스토리지네트워크가 기업을 공개하기 전에 3600만 달러를 투자, 16억 달러의 평가익을 얻은 골드만 삭스의
경우, 순수익의 13~18%가 벤처 투자에서 나온다고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애널리스트인 구이 모스즈코프스키는 추산한다. 리만 브라더스는 올 1분기에 순이익의 17~22%를 벤처 투자에서 올렸다. 작년 한해 동안에는 4%를 차지했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경우, 비그네트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인터넷의 여왕’으로 불리는 매리 미커는 모건 스탠리가 비그네트에 투자한 뒤 매수 추천을 했다. 한 해 동안 수익률이 5400%나 됐다. 모건 스탠리가 주식을 팔고 있는 동안 미커는 투자자들에게 ‘매수하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한편 사설 인터넷 투자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도쿄 조는 일부 주식을 산 뒤에 사이트에 ‘매수’ 추천, 주가가 오른
다음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