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새만금 잼버리의 유산인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리더 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당초 아시아권 최초로 세계 스카우트센터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원래의 목적대로 활용될 수 없게 되면서 국민의 혈세만 낭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글로벌청소년리더센터(사진=새만금개발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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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전북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리더 센터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해당 센터의 개관 시기와 운영방식은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측은 지난달 27일 마련한 글로벌 청소년리더 센터 운영을 위한 ‘전북특별자치도 청소년수련 시설 설치 밎 운영 조례’를 근거로 직영, 민간위탁, 공공기관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북 측이 밝힌 해당 센터의 예상 운영 인력은 35명으로 해당 인원을 기준으로 연간 인건비는 15억원에 달한다. 연간 총관리비 추정액 등을 포함하면 총 지출금으로 22억 6982만원에 달한다.
해당 센터 건립은 전북을 비롯해 정부가 세계잼버리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공약이었다. 정부가 2016년 국제행사심의위원회를 열고 ‘2023 세계잼버리’를 국제행사로 승인하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스위스에만 있는 세계스카우트 센터를 아시아권 최초로 세운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해당 센터는 400여 억원 규모로 건축면적 3516㎡에 지상 3층, 전체면적 8525㎡으로 지어졌다.
건설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해당 센터는 새만금위원회 최종 심의를 통해 2021년 12월 31일 승인됐지만 복잡한 절차와 매립비 부족 등으로 지연된 탓에 실제 공사는 2022년 6월에 시작했다. 대회 당시에는 건축물만 세워졌으며 준공된 것은 지난 6월에 들어서다.
문제는 약 400억원이 들어간 해당 센터의 마땅한 활용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잼버리가 실패한 국제행사로 낙인찍혀 버린 상황에서 애초 계획대로 세계스카우터 센터로 활용할 수 없는 데다, 마땅한 시설로 활용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간 운영비로 2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보조 등이 없이 운영할 시설을 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용혜인 의원실은 “윤석열 정부가 잼버리 파행을 자초해놓고 뒷수습조차 책임 있게 하지 않는 상황에 유감스럽다”며 “국민의 혈세가 400여 억이 투자된 청소년 리더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전라남도만이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졸속 행정으로 인한 혈세 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반성과 재발방지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