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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사법농단 의혹 검찰 수사가 설 연휴 이후 양승태(71) 전 대법원장 등 핵심 연루자들 기소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원장에 대해 구속기간 만료일인 12일 이전까지 재판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공소장 작성 등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검찰은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양 전 원장을 불러 보강조사를 하고 있다. 양 전 원장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 전 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62)·고영한(64) 전 대법관도 공범으로 함께 기소할 방침이다.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추가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해 기존 재판개입과 정치권 재판청탁 외에 법관 인사 불이익 의혹에도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후 사법농단에 관여한 고위 법관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유해용(53)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이민걸(58)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57)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사법농단 의혹 연루자로 꼽히는 전·현직 법관 100여명 가운데 단순히 윗선의 지시를 받아 수행한 실무자들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최종 책임자인 양 전 원장 신병을 확보한 만큼 형사처벌 대상 최소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 처리는 핵심 연루자 4명 기소 이후부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재판청탁 의혹 수사가 본격화할 지도 관심사다.
임종헌 전 차장의 공소장과 추가 공소장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동수·서영교 의원과 전병헌 전 의원, 자유한국당의 홍일표 의원과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 등 6명의 정치인이 개인 민원 차원의 재판청탁을 한 것으로 적시됐다. 다만 이들의 재판청탁을 실행시켜준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전·현직 법관들의 기소 문제를 정리한 뒤 정치인의 수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재판 청탁을 한 정치인에게 법관과의 공범관계로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2월 내에 대부분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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