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대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이 ‘비정상 음주’

‘위험음주’ 학생 41.7%ㆍ‘알코올남용’ 학생 29.5%
대학생 문제음주 평균 점수, WHO 기준 훌쩍 넘겨
  • 등록 2017-11-27 오전 9:11:12

    수정 2017-11-27 오전 9:11:1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남자 대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은 알코올의존ㆍ남용 등 정상적이지 않은 음주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남자 대학생의 문제음주 수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위험한 수준이었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남대 식품영양생명학과 서은희 교수가 2015년 경남지역 남자 대학생 3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문제음주 정도와 음주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경남지역 일부 남자대학생의 문제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는 한국식품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WHO에서 개발한 ‘알코올 사용 장애 진단 검사(AUDIT)’를 이용해 음주 수준을 평가했다. ‘음주 횟수’ㆍ‘지난 1년간 음주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횟수’ 등 10개 문항을 대학생에 제시해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40점 만점에 7점 이하는 ‘정상음주’ㆍ8~15점은 ‘위험음주’ㆍ16점 이상은 ‘알코올남용’으로 구분했다.

연구 대상이 된 모든 남자 대학생의 AUDIT 검사 평균 점수는 11.52로, ‘위험음주’에 속했다. WHO의 문제 음주 기준인 8점을 훌쩍 넘어 많은 남자 대학생이 올바르지 않은 음주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남자 대학생 중 위험음주를 하는 학생은 41.7%였다. 알코올남용으로 분류된 남학생은 29.5%였다. 학년별론 대학 1학년의 위험음주ㆍ알코올남용 학생의 비율이 73.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론 3학년(72.1%)ㆍ2학년(69.3%)ㆍ4학년(65%)의 순이었다.

서 교수는 논문에서 “우리나라 대학생은 (만 19세 이상이 되며 비로소 법적으로 음주를 인정받기 때문에) 음주에 대한 스스로의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며 “술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과음과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비정상적 음주 행태는 거주 형태에도 영향을 받았다. 혼자 자취나 하숙을 하는 학생의 알코올남용 비율은 규율이 있는 기숙사에서 거주하는 학생보다 2배 높았다. 전체 기숙사 거주 남학생 중 알코올남용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율은 17.6%였지만, 자취ㆍ하숙생 중에선 35.2%에 달했다.

즐겨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문제음주 학생의 비율도 달라졌다. 맥주를 주로 마시는 남학생 중 알코올남용에 해당하는 학생의 비율은 22.6%였다. 폭탄주나 양주 등을 선호하는 학생 중엔 절반인 50%가 알코올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 교수는 “대학시절의 잘못된 음주 행태는 사회 진출 후 직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인ㆍ가족 요인 외에 사회ㆍ심리적 차원에서 문제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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