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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도 6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뛰면서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변동률은 앞서 지난 5월 2%, 6월 1.9%, 7월 2.2%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상승률이 0.4%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이 12.2% 뛰며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한 가격 상승률은 2011년 8월(13.3%) 이후 가장 컸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랐고 과일값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달걀이나 오징어 등 축·수산물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의 물가 상승 기여도도 7월 0.67%포인트에서 8월 0.96%포인트로 확대됐다. 전체 물가를 1%포인트 가까이 끌어 올렸다는 이야기다.
세부 품목별로는 무 가격이 지난달 무려 71.4% 뛰어올랐다. 달걀과 오징엇값도 각각 53.3%, 53.1% 올랐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가격 고공 행진이 장기화할 조짐인 달걀은 지난달 전체 물가를 0.11%포인트 밀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토마토(45.3%), 포도(31.6%), 돼지고기(12.1%) 등도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반면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상승률이 8%에 머물며 7월 수준을 유지했다. 전기료는 작년 7~9월 한시적으로 적용한 전기요금 인하 조처를 누진제 개편 이후인 올해는 시행하지 않으면서 오는 9월까지는 요금 오름폭이 커지는 기저 효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집세·공공 및 개인 서비스 등 서비스 가격은 1.8% 오르며 7월보다 상승률이 0.1%포인트 줄었다. 보험서비스료(19.5%), 전세(2.9%) 등이 올랐지만, 해외 단체 여행비(-7%), 승용차 임차료(-3%) 등은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밥상물가다.
생활물가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1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은 전체 소비자물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달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8% 오르며 7월과 변화가 없었다. 이 지수는 외부 요인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공급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는 품목을 조사에서 제외해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4% 상승하며 오름폭이 7월보다 되레 0.1%포인트 줄었다. 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제품 등을 중심으로 공급 가격이 오르며 전체 물가가 뛰고 있지만, 정작 수요 부진은 여전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