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8/32나노 반도체를 주문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가공)공정 분야에서 세계 정상 자리에 우뚝섰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반도체 분야의 신성장 엔진으로 선언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갤럭시S4 등 스마트폰 시장 호황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8/32나노급 파운드리 생산용량은 300㎜ 웨이퍼 월 22만5000장으로 전 세계 생산용량(45만장)의 절반에 육박했다. 최대 경쟁사이자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11만장)보다도 두 배 이상 앞서는 규모다.
40/45나노급까지 합친 파운드리 생산용량은 TSMC가 월 36만5000장(45%)으로 1위를 지켰다. 다만 삼성은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을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언제든 전환 가능해 잠재적인 생산력 차원에서 TSMC를 앞선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즈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체 300㎜ 웨이퍼 생산능력과 D램·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쌓아온 생산경험을 고려하면 경쟁사(TSMC)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부문(월 81만5000장)까지 합친 삼성전자의 300㎜ 웨이퍼 생산용량이 월 104만장으로, 파운드리 사업만 하는 TSMC의 3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28/32나노급 파운드리 공정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고성능·저전력·고부가가치의 시스템반도체 제품에 주로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분야인 파운드리에 2005년 후발주자로 뛰어든 뒤 32나노급 이하 첨단 공정에 집중함으로써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왔다. 지난 2011년 파운드리 사업을 반도체 분야의 성장엔진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