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미는 남성 잡아라` 백화점·호텔 새단장

패션전문관 열고 규모 확장
스파·마사지 시설등도 마련
지갑 두둑한 40~50대 타깃
  • 등록 2011-10-10 오후 12:20:00

    수정 2011-10-10 오후 12:2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차` `주식` `로또`에서 남성들의 `관심사`가 최근에는 `외모`로 옮겨가고 있다. 여성 못지않게 외모와 자기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상품 구매에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09년 남성 고객 비중은 24.7%를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35.7%로 11%포인트 가량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남성 명품시계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31.5% 신장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도 마찬가지다. 2006년 4700억원에서 지난해 8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남성들이 무시하지 못할 구매자로 입지를 굳혔다.  
▲한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06년 47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8000억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진은 남성스킨케어 전문브랜드 `랩 시리즈` 백화점 매장 모습.


이처럼 남성고객이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 잡자 남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이들의 파워는 매장의 규모마저 바꿔 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7일 강남점에 남성패션 전문관을 오픈했다. 규모로 따지면 4800㎡(1450평). 국내 최대인 데다 5층으로 이동한 기존 매장까지 합치면 남성을 위한 쇼핑공간으로 국내에선 따라올 백화점이 없다.

해외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랙 라벨`과 `랄프로렌 블랙·블루 라벨 매장`에 구찌·버버리·돌체가바나 등은 처음으로 남성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김성환 신세계 부사장은 "`그루밍족`이란 말이 생길 만큼 30~50대 남성들이 패션에 관심이 많다"며 "이들이 쉬고 즐김으로써 라이프스타일을 가꿔나갈 수 있는 신개념 쇼핑 공간"이라고 말했다.

`꾸미는 남성`들을 위한 전용공간도 생겼다. 리버사이드호텔이 8월말에 문을 연 남성전용 `더 메디 스파`는 상주 한의사로부터 건강상담도 받고 미용 마사지를 겸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약 4000㎡(1200평) 규모에 피로와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테라피룸 뿐 아니라 개별 모니터가 장착된 수면의자에서 발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릴렉스룸도 마련됐다.    과거에는 비즈니스 방문차 투숙했다가 피로를 풀거나 커플 마사지를 받는 남성이 많았지만 최근엔 혼자 피부 및 모발 관리를 받기 위해 스파를 찾는 남성들이 빈번해진 것.  
▲잦은 야근이나 회식 후 마음 편하게 쉴 공간이 부족했던 남성을 위해 대규모 남성전용 시설을 마련한 리버사이드호텔의 릴렉스룸
▲과거 남성들이 아내나 애인과 함께 마사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기 관리를 위해 혼자 스파를 찾는 남성 고객이 빈번해졌다. 사진제공=그랜드 하얏트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의 이은주 대리는 "피로에 쌓인 기업 임원이나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며 "외모 관리는 물론 스트레스 해소까지 노릴 수 있어 스파를 찾는 남성 이용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품 남성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은 최근 VIP 서비스에 초고가 수입차 시승과 수입 브랜드 정장을 맞춤 재단해주는 `CEO 패키지`를 내놨다.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이탈리아 스포츠카 마세라티를 타고 서울 시내를 1일간 돌아볼 수 있고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조르조 아르마니의 재단사가 룸으로 직접 찾아와 맞춤 재단을 해준다.  
▲호텔들이 남성들이 좋아하는 수입 자동차 시승이나 정장 맞춤 서비스 등으로 남성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조선호텔


이밖에 서울팔래스호텔이 올 봄부터 판매중인 싱글 패키지는 당초 여성고객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남성고객이 절반을 차지한다. 혼자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려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의 전유물이었던 외모에 대한 관심이 최근 40~50대로 확산되면서 `큰손`으로 부상했다"며 "실질적인 구매력을 갖춘데다 매너까지 있어 더 매력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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