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면세점에서 얻는 수익 대부분은 임대료로 빠져나간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에 지급하는 임대료가 무려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이 돈은 정부가 지분 100%를 가진 인천공항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간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곰과 왕서방에 비유했다.
◇ 5년간 임대료 1조.. `협상도 가능?`
박 연구원은 "호텔신라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텔신라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9.9% 줄어든 124억원.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이유는 올해는 임대료 인하가 없었다는 것.
호텔신라가 2008년부터 5년간 인천공항 면세점에 내는 임대료는 총 1조원이다. 현재 인천공항의 신라면세점 규모는 6975m²(2110평)으로 1평당 매달 948만원을 내는 셈이다.
2008년에는 예외 사항이 생겼다.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면세점 이용객 수가 줄어들면서 인천공항은 2009년과 2010년의 임대료를 10% 할인해줬다. 올해부터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임대료 인하가 없어졌다는 것. 호텔신라 관계자는 "올해는 임대료 할인이 없어져 2분기에 현금 100억원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내년에도 임대료 할인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호텔신라의 이익모멘텀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 인천공항은 얼마나 벌까?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은 롯데호텔과 신라호텔 두 곳이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2000억원을 냈다. 비슷한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의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 계정 중 임차료 항목은 2100억원. 이 중 대부분은 인천공항에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공항 내에는 식당, 백화점, 편의점 등이 입점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는 비싸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년 매출이 1조원이 넘는 사업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 이에따라 2013년 새 사업 선정을 앞두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입찰 경쟁에 뛰어들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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