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소나이트·프라다, 홍콩 증시서 `찬밥`된 이유

높은 공모가와 글로벌 증시 침체 영향
  • 등록 2011-06-17 오전 10:19:52

    수정 2011-06-17 오전 10:19:52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홍콩증시에 최근 상장했거나 상장을 추진 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고전하고 있다. 가방 제조사 샘소나이트는 홍콩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7% 이상 하락했으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기업공개(IPO) 청약 도중 공모가를 낮추며 청약률 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샘소나이트는 홍콩 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 14.50홍콩달러 대비 7.72% 하락한 13.38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4.50달러의 공모가가 샘소나이트의 기존 공모가 범위 13.50~17.50홍콩달러의 밑부분임을 감안하면 샘소나이트의 데뷔전 성적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높은 공모가로 홍콩 증시 상장을 자신하던 프라다도 투자자들의 차가운 반응에 자존심을 접고 청약 도중 공모가를 낮추며 울상짓고 있다. 17일 주식 청약을 마감하는 프라다는 수정한 공모가 범위 최하단인 39.50홍콩달러로 IPO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세등등하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이처럼 홍콩 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된 것은 자사의 기업가치를 시장 예상치 밖으로 너무 높게 설정했고, 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회복 둔화 등 글로벌 주식 시장의 침체 여파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프라다는 홍콩-이탈리아간 조세협약 미비로 이중과세 문제도 대두되며 투자자들의 IPO 참여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모가는 연간 수익의 20배 내외를 감안해 설정돼왔는데 샘소나이트는 연간수익의 26배, 프라다는 27배로 초기 공모가를 설정했다.

샘소나이트의 전일 마감가 14.50달러는 샘소나이트의 연간 수익 21배로 기존 시장의 기대치와 부합한다. 이에 따라오는 24일 상장되는 프라다의 주식도 공모가 대비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윙 펑 파이낸셜 그룹의 마크 투는 "홍콩 투자자들은 중국과 연관된 낮은 공모가의 기업을 선호한다"며 "그들은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는 들어봤으나 그들의 기업 가치가 왜 그리 높아야 하는지 또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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