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 가을철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 및 수도권 전세난에 다소간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6만8851가구다. 올해 8월까지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8만1454가구)의 84% 정도로 적지 않은 물량이다.
여기에 서울 도심에서 입주하는 오피스텔 물량도 1635가구에 이른다. 예년에 비해서 적긴 하지만 오피스텔의 경우 대부분 역세권이고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분양에서 입주까지의 기간이 짧은 후분양 아파트도 올해 연말까지 732가구가 공급된다.
◇ 전세 구하기도 전략..처한 상황에 맞게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들은 자신의 처지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선은 입주 물량이 많은 수도권 입주 물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울에 직장을 둔 세입자라면 서울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직장에서 멀어진다는 이유에다 자녀들의 교육문제, 문화시설 및 기반시설 부족이 수도권으로 이사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지만 내집마련 시기를 2~3년 후로 잡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도권 입주 아파트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 최근 들어 광역교통망이 확충돼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은 실거주 목적의 세입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 전세난 이렇게 대처하자
전셋집을 구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지금 살고 있는 집주인과 전세보증금 협의를 통해 재계약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증금을 올려 줘야겠지만 서울 주요 지역의 경우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가 많아 이사비용, 중개수수료 등을 고려했을 때 재계약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셋집을 옮겨야 한다면 입주 2년차 아파트가 좋은 대상이다. 입주 2년차 아파트는 전세계약이 끝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비교적 새 아파트라 주변환경도 좋다. 올 하반기엔 주로 서울 강남·송파·서대문구, 경기 파주신도시와 인천 송도 및 구월동 등지에 1000가구 안팎의 2년차 입주 단지가 몰려있다.
◇ 전세 대출 상품 어떤 것이 있나
전셋값이 급등해 현재 전세보증금에 추가비용이 필요하다면 은행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전세금 대출 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시중 5개 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결혼 5년 이내의 신혼부부에 대한 전세자금 규모를 종전의 연간소득 2배에서 2.5배까지 확대했다.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한도를 확대하고 보증료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특별보증 지원방안을 마련했기 때문.
최근 시중 은행들도 전세난을 대비해 새로운 전세금 대출상품을 출시하거나 금리를 낮추며 고객유치에 적극적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를 담보로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금리는 6.00∼7.02% 수준. 새로 전세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최대 2억원을 빌려주고 생활자금 대출 한도도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이달 들어 신한은행은 기존의 `신한전세보증대출`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이 상품의 금리는 현재 연 5.2%대로 시중 은행 중 최저수준이다. 서울과 경기도, 시 지역 소재 아파트에 전세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입주 자금이 모자랄 경우 최대 2억원까지 전세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전셋값 상승이 예견된 만큼 전세난이 더 심각해지기 전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여러가지 대응법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