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슬라이더 '' 빨간불'', 좌타자들 ''앞선 이동'' 해법

[한들의 친구, 야구]
  • 등록 2007-09-14 오전 10:36:29

    수정 2007-09-14 오전 10:36:29

▲ 김병현 [로이터/뉴시스]
[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올시즌 막판 김병현의 주무기, 슬라이더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상대팀의 일부 왼쪽 타자들이 그 '해법'을 찾아내 달려들고 있습니다 .

김병현은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서 3-4로 뒤진 6회 2사 후 1번 왼쪽 타자 댄젤로 히메네스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강판을 재촉했습니다. 볼카운트 투원서 82마일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히메네스의 왼쪽 다리를 맞추고만 것입니다. 김병현은 후속 우타자 로니 벨리어드에게 히트앤드런 때 우전 안타를 맞고 1, 3루에 몰리면서 교체됐습니다.

히메네스의 몸에 맞는 볼은 김병현이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구사할 때 어려움을 여지없이 보여 줬습니다. 왼쪽 타자가 배터 박스 앞쪽으로 바싹 붙어 서 있으면 몸에 맞는 볼이 되기 십상인 때문입니다.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프리즈비(frisbee, 아이들의 놀이용 플라스틱 원반)'란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전매특허입니다. 과거 샌디에이고의 한 타자가 "저런 공을 던지는 투수는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홈플레이트에서 바깥쪽으로 휘어 나가는 각도가 워낙 크다 보니 왼쪽 타자가 배터 박스 뒤에서 앞쪽으로 바짝 붙어 있을 경우 몸에 맞는 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히메네스의 경우는 극단적으로 앞에 붙어 서 있지 않았는데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왼쪽 다리에 맞았습니다.

지난 8일 필라델피아전서도 그랬습니다. 1, 2번 왼쪽 타자들인 지미 롤린스와 체이스 어틀리가 타석 맨 앞쪽에 극단적으로 붙어서 타격을 했습니다. 몸에 맞는 볼로라도 나가겠다는 자세였습니다. 그러자 김병현은 이들에게 슬라이더를 던지기가 껄끄러웠고 바깥쪽 커브로 승부하다가 1안타씩을 얻어 맞았습니다.

김병현도 좌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의 이런 맹점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배운 게 왼쪽 타자의 무릎 근처로 떨어지는 싱커였습니다. 한국과 메이저리그 데뷔 초창기까지만 해도 배울 필요가 없다고 했던 싱커를, 2001년 귀국해서 일본으로 건너가 유명 코치로부터 배웠습니다. 이듬해 스프링캠프에서 집중 연마했지만 아직까지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던지는 빈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김병현을 만났을 때 하나, 둘씩 배터 박스 앞쪽에 바짝 붙는 왼쪽 타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구위 저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과거 93마일 전후로 형성됐던 패스트볼이 80마일 중후반대로 떨어지면서 그리 위협적이지 못한 탓입니다.

김병현이 등판하는 날 상대팀 타순이 '좌타자 일색'인 것은 공식입니다. 이제 슬라이더의 해법까지 나와 있다면 또 하나의 적이 나타난 셈입니다. 좌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 대신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싱커를 다시 격납고에서 꺼내기엔 올 시즌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김병현의 숙제가 일찌감치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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