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모, 응급실서 크게 울어"..현장 의료진도 '미안해'

  • 등록 2021-01-04 오전 8:47:42

    수정 2021-01-05 오후 9:07: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6개월 정인이’를 응급실에서 만난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나섰다.

남궁 씨는 지난 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정인아 미안해 진심으로 미안해… 앞으로는 아프지 말자”라고 쓴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올렸다.

앞서 그는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인이는 왜 죽었나?-271일간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 편에서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언급했다.

남궁 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한 정인이의 CT 사진을 두고 “배 안에 들어 있는 게 전부 피다. 원래는 피가 한 방울도 들어 있으면 안 된다”며 “터진 장에서 피도 나고 염증도 생기다. 그래서 배 자체가 썩어가는 거다. 결정적인 사인은 장기가 찢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데 이걸 방치했다. 바로 (병원에) 오면 살았다”며 “처음 이 사진(CT)을 보는 순간 피가 딱 거꾸로 솟았다”고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정인이의 갈비뼈 상태에 대해서도 “(여러군데) 화살표 찍은 부위들이 전부 다 골절이다. 중 간중간 새로운 뼈가 자란다든지 붙은 자국이 있다”며 “이 정도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애들은 갈비뼈가 진짜 안 부러진다”며 “16개월(된 아이가) 갈비뼈가 부러진다는 건 일단 학대로 무조건 봐야 하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사진=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인스타그램
남궁 씨는 “(당시 정인이 양모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떡하냐’ 소리를 크게 많이 내서 울었다”며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고 다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라고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번 방송에서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난 정인 양 사망 사건을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양부모는 정인이의 죽음이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졌다, 사고사”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는 사망한 정인 양의 상태를 보고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인이는 양쪽 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방송 전후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챌린지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했다.

협회는 양부모에게 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고 제대로 조사, 조치하지 않은 관련 기관들의 행태를 널리 알리고자 이러한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인아 미안해’에 동참한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김상중은 방송을 맺으며 “같은 어른이어서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늦게 알아서 정인아 미안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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