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사계절 내내 스포츠를 즐겨 하는 김 과장은 유난히 덥고 길었던 이번 여름엔 아침, 저녁으로 수영을 하고 주말에는 웨이크보드를 타며 보냈다. 가끔 어깨통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운동을 하다 보면 근육통은 흔한 일이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던 중 아침에 수영을 하고 나서 샤워를 하는 데 ‘악’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어깨 통증을 느낀 다음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게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니 회전근개 손상을 동반한 ‘어깨충돌증후군’.
여름 막바지에는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올 여름은 폭염으로 물놀이 및 수영장 인구가 급증하기도 했고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와 같은 과격한 여름 스포츠들이 대중화되면서 어깨 부상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 중 수영은 전신운동의 효과가 크면서도 몸에 부담을 적게 주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물론 척추·관절 환자의 재활에도 좋은 운동이다. 다른 생활체육에 비해 부상이 적게 일어나는 편이지만 무리했을 때 예외는 없다.
수영 후 어깨통증은 대부분은 근육통이지만 ‘어깨충돌증후군’을 진단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주의를 요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나 직업군에서 주로 발생한다. 어깨질환의 시작이라고 불릴 만큼 방치했을 때는 다른 어깨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 뼈(견봉)와 팔 윗뼈(상완골) 사이에 발생하는데 주로 견봉에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면서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아래에 있는 힘줄(회전근개)과 충돌해 통증이 발생한다.
수영은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과 아래로 물을 잡아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이때 잘못된 자세로 인해 어깨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팔을 들어 올릴 때 몸 쪽으로 과하게 뻗게 되면 견봉과 상완골 사이가 좁아지면서 어깨 연골과 힘줄에 마찰이 심해진다. 물을 잡아당길 때도 팔꿈치를 완전히 펴게 되면 살짝 굽혔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깨에 가해지는 힘이 커진다. 처음에는 뻐근한 느낌 정도지만 점점 갈수록 팔을 뻗는 동작에서 어깨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어깨 속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샤워나 옷을 갈아입을 때 등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통증이 발생한 직후는 냉찜질이 도움 되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약물치료나 주사, 물리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회복이 된다. 수술은 견봉에 자라난 뼈 돌기가 커서 통증이 심한 경우나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다른 어깨질환이 동반된 경우에 시행을 하고 대부분 관절내시경 하에 이뤄진다. 어깨 힘줄과 충돌이 있는 견봉 부위를 다듬고 손상된 힘줄을 봉합하는 치료다.
수원 다인병원 정형외과 이은봉 원장은 “복근과 다리 힘을 길러주면 수영 시 어깨 부담을 줄이면서도 속도나 파워가 더욱 좋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부상을 막는 최선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