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신고 올들어 버스당 1.2건…인프라는 ‘상전벽해’
꽁무니로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기 위해 다른 승객들과 신경전을 벌여야 했던 시절이 불과 10년 전이다. 서울버스는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진화했다. 출퇴근 길에도 중앙차로를 유유히 달리며 승객들을 실어나른다. 스마트폰과 ‘버스정류장 안내 단말기(BIT; Bus Information Terminal)’로 타야 할 버스가 어디쯤 와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압축천연가스(CNG)로 달리는 저공해 버스와 저층 버스는 보기에도 산뜻할 뿐 아니라 승차감도 뛰어나다. 이 같은 버스의 극적인 진화에 비해 버스운전사들의 잘못된 운전습관은 그대로다.
18일 서울시에 접수된 ‘버스 신고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접수된 버스불편신고는 9046건에 달한다. 서울시내를 운행하는 버스가 366개 노선, 735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버스 1대당 평균 1.2건의 불편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다만 2010년 1만725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1만3278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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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운전은 개선되는 추세다. 2010년 2188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865건, 올 8월 말 기준 1092건으로 줄었다. 운행시간 미준수·임의운행은 BIT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버스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급감했다. 2009년 815건에서 지난해 345건, 올 들어서는 177건으로 줄었다.
서울시 ‘친절한 버스’ 만들기…채찍·당근 냉온전략
서울시는 올들어 ‘친절한’ 버스를 만들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함께 꺼내 들었다. 승객을 위한 서비스교육,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강화했다.
66개 버스회사는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이윤을 배분받는다. 순위에 따라 지난해 기준으로 1등 회사와 꼴찌 회사가 받는 성과금 차이는 1대당 1년에 160만8920원에 달한다. 한 버스 회사가 평균 111대를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성과금은 최대 1억7860만원까지 벌어진다. 서울시의 재정지원으로 적자만 겨우 면하고 있는 버스회사들로서는 큰돈이다. 특히 서비스 항목 평가를 강화함에 따라 올해는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3억원까지 성과금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객관적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서울시가 시내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2006년만 해도 59.2점에 불과하던 만족도가 지난해에는 74.26점으로 올랐다. 준공영제가 정착되면서 기사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권오혁 서울시 버스관리과장은 “버스회사 평가와 교육 등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에는 버스 사고 건수도 2006년에 비해 50% 이상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서비스 컨설팅을 도입하는 등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