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안나서 좋아요"…학교서 전자담배 피는 아이들

전자담배 니코틴 체내 무분별 흡수…두통, 식욕부진 등 부작용 잇따라
  • 등록 2011-05-27 오전 9:30:28

    수정 2011-05-27 오전 9:30:28

[노컷뉴스 제공]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이용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무분별하게 전자담배를 이용해 니코틴 과다흡수로 인한 두통,어지럼증, 식욕부진 등 부작용까지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흡연 3년째인 부산 모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군은 최근 인터넷에서 전자담배를 산 뒤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 질문코너를 통해 담배향과 비슷한 전자담배의 종류를 물어본 뒤, 부모님 주민번호를 이용해 별다른 문제 없이 구입했다.

김 군은 "전자담배는 수증기만 나올 뿐, 옷이나 손에 냄새가 배지 않아 학교 화장실이나 운동장에서 쉽게 필 수 있다"면서 "교복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맛, 향이 전자담배를 돌려가면서 피고 있다"고 말했다.

모 고등학교 2학년 이모(17)양은 아예 교실 안 커튼 뒤에서 전자담배를 이용한다.

이양처럼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 교사들은 감독이나 단속을 아예 포기했다.

이양은 "전자담배에서 나는 수증기는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살짝살짝 피워도 선생님이 눈치채지 못한다"면서 "학교 화장실, 매점, 운동장 구석에서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선생님들이 감독을 포기했고, 전자담배가 고가이기 때문에 부모님 것이라고 우기면 압수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이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A 인터넷 사이트에는 담뱃값이 부담된다며 전자담배의 종류와 구입경로 등을 묻는 청소년들의 글이 약 1천여 건에 이르고 있다.

일부 전자담배판매 업체는 부모나 성년인 형제,자매의 주민증을 이용해 형식적인 성인인증만 받으면 전자담배를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고 광고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는 연락처를 남겨놓고, 입금만 확인되면 바로 보내주기도 한다.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액상 카트리지는 일반 시중 가게에서 별다른 신분확인 없이 쉽게 판매되고 있다.

또, 일부 청소년 카페에는 전자담배 외형이 일반 볼펜과 비슷하게 생겨, 수업시간에도 수시로 피울 수 있다며 '들키지 않게 피는법'과 커피, 딸기, 레몬향 등 전자담배 향별로 이용한 후기까지 올라와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수시로 태워 일반 담배보다 2~3배 많은 니코틴을 흡수해 두통,식욕부진, 불안함 등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연상담업체에는 최근 전자담배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10대 상담이 크게 늘었다.

한국금연연구소 최상목 소장은 "전자담배의 경우 기존 담배에 들어있는 타르성분은 없지만 니코틴량이 최고 수십배 많고, 향을 내기 위한 각종 화학물질, 검증되지 않은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일부 청소년들은 호기심 삼아 전자담배를 피웠다가 니코틴에 중독되거나, 하루에 몇 시간씩 전자담배를 이용해 두통, 구토, 어지러움, 강박증 등을 겪고 있다는 상담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측은 전체 전자담배 판매의 약 20%가 청소년들이 구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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