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작약·모란…본격 ''개화 레이스'' 돌입

전문가가 추천하는 서울 근교‘식물원·수목원’
  • 등록 2010-05-06 오후 12:00:00

    수정 2010-05-06 오후 12:00:00

▲ 푸른 연잎이 봄을 알리는 벽초지 문화 수목원. / 벽초지 문화수목원 제공
[조선일보 제공] 식물원·수목원장을 맡은 전문가들이 봄나들이 갈 만한 서울 근교의 수준급 식물원·수목원을 추천했다.

개화 시기가 제각기 다른 식물이 한데 모여 있어 2주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봄의 식물원은 갈 때마다 요지경. 수목원(樹木園)은 지금 점묘화를 그리고 있다. 봄기운을 막 머금은 나무에서는 붉고 노란 새순이 돋아나고 청춘(꽃)들은 수정을 위해 만개한다. 푸른 기운은 안구 정화(淨化)를 가능케 한다. 본인 수준에 맞는 식물도감 한 권 챙기는 것도 잊지 말것.

◆ 식물의 보고(寶庫) '한택식물원'

소설 '어린 왕자' 속 배불뚝이 바오밥나무, 코알라를 잠들게 하는 알코올 성분이 든 유칼립투스가 호주 온실과 남아프리카 온실에서 자란다.

아침고요수목원 이영자 원장은 "우리도 여기서 배워간다"며 추천했다. 보유한 식물만 9700여종. 김용하 국립수목원장은 "숲 속에 야생화에게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놨다"며 "자연생태원을 천천히 둘러보라"고 했다. 이곳에는 정력에 좋다는 삼지구엽초, 노란빛을 띠어 고양이눈 같다는 괭이눈, 금낭화가 피었다. 모란작약원에는 북경식물원에서 가져온 모란만 250가지, 작약만 100여 가지 품종이 자란다. 5월 중순부터 핀다.

주소·문의 :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 365, (031)333-3558 www.hantaek.co.kr

◆아이들의 놀이터 '신구대학식물원'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물원. 어린이들은 나무 놀이터, 어린이 정원에서 정신없이 뛰논다. 곤충생태관에서는 번데기가 나비로 우화하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여름에는 딱정벌레가 온다. 교재식물원에서는 교과서 속 식물을 직접 눈으로 본다.

▲ 색색 튤립이 한창인 식물원. / 조선영상미디어

 
한국자생식물원 김창열 원장은 "내부 산책로가 짜임새 있어 삼림욕 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튤립이 펼쳐진 서양 정원에서 시작해 산책 코스를 따라가면 수련과 가시연꽃이 자라는 습지원과 멸종위기종을 간직한 자생식물보전원을 볼 수 있다.

주소·문의 : 경기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121, (031)723-6677 www. sbg.or.kr

◆건강을 챙기려면 '평강식물원'

로키산맥, 히말라야에서 자라는 식물이 폭포 아래 크고 작은 돌 틈을 비집고 자란다. 꽃무지풀무지 김혜옥 원장은 "바위 밑 지하를 서늘하게 유지해 평지에서 고산식물이 자랄 수 있게 해놨다"며 암석원을 추천했다.

만병초원에는 잎을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 만병초(萬病草) 150여종이 모여 있다. 5월이면 진달래를 닮은 꽃이 핀다. 아침고요수목원 이영자 원장은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식물원장 덕분에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함께 있는 건강 수목원"이라고 평가했다. 식물원 내 '평강식당'이나 '엘름'에서 약선산채정식을 맛볼 것. 갖가지 약용 산나물과 불고기, 된장찌개가 함께 나오는 자체 개발 메뉴다.

주소·문의 : 경기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 (031)531-7751 www. peacelandkorea.com

◆숲 이야기 들려주는 '국립수목원'

500년 이상 된 나무가 숲을 이룬다. 계수나무는 자줏빛 싹을 틔우고 소나무는 분홍색 새순을 내밀었다. 마치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 같지만 자외선으로부터 새순을 보호하려는 나무들의 대비책이다. 물향기수목원 엄태군 관리팀장은 "자생식물이 자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수목원"이라고 평가했다. 홍릉수목원 최완용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소외계층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며 "맹인을 위한 점자 표시, 향기나는 나무를 배치해뒀다"고 말했다. 수목원을 둘러보기 전에 방문자센터에 들르면 다양한 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수·목요일에만 전나무 길이 개방된다. 사전 예약 필요.

주소·문의 : 경기 포천시 소홀읍 광릉수목원로 415, (031)540-2000 www.kna.go.kr

◆푸른 연못이 펼쳐진 '벽초지 문화수목원'

벽초지(碧草池)는 '푸른 풀이 있는 연못'이라는 뜻. 여름이면 연못 위에 뜬 수련이 장관이다. 신구대학 식물원을 관장하는 원예디자인과 황환주 교수는 벽초지 문화수목원을 "호수와 나무, 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라고 소개한다. 100년 이상 된 수목이 벽을 만들어 산책로마다 나무 터널이 이어진다. 벽초지 문화수목원 관계자는 "5월에 철쭉이 피고 튤립과 금낭화가 수를 놓는 '오색길'을 걸어보라"고 했다. 철쭉, 팬지, 비올라 튤립도 예쁘다.

주소·문의 : 경기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166-1, (031)957-2004 www. bcj.co.kr

◆바다와 숲 향기를 동시에 느끼는 '천리포수목원'

1970년 개장한 뒤 39년간 회원들에게만 개방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됐다. 한택식물원 이택주 원장은 "수목원의 기틀을 잘 잡은 곳으로 해안 가까이에 있어 주변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며 추천했다. 식물원 안 일곱채의 한옥에서는 바다와 수목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평강식물원 이환용 원장은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은 탓에 천혜의 자원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30분 간격으로 해설사가 식물 안내 가이드를 해준다.

주소·문의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향리 875, (041)672-9982 www. chollipo.org


추천해주신 분들 : 국립수목원 김용하 원장, 한택식물원 이택주 원장, 홍릉수목원 최완용 국립산림과학원장, 한국자생식물원 김창열 원장, 신구대학 원예디자인과 황환주 교수, 물향기수목원 엄태군 관리팀장, 아침고요수목원 이영자 원장, 꽃무지풀무지 김혜옥 원장, 평강식물원 이환용 원장

※공정한 평가를 위해 본인이 재직 중인 식물원은 추천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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