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법` 공방..국회도 네티즌도 뜨겁게 붙었다

정부여당, 최진실씨 사건 계기로 법안 드라이브
야당 "표현의 자유 침해..국내포털 역차별 우려"
네티즌 가세.."입 막겠다는 의도" vs"악플은 폭력"
  • 등록 2008-10-06 오전 10:14:15

    수정 2008-10-06 오전 11:56:28

[이데일리 안승찬 임일곤기자] 최진실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 인터넷실명제 등 이른바 '최진실법'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나라당에서는 최씨의 죽음을 계기로 인터넷 댓글의 악영향이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된 만큼, 이번 기회에 인터넷 규제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해 당사자의 한 축인 네티즌들 역시 최진실법안을 두고 뜨거운 갑론을박을 벌이며 '최진실법' 공방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기회왔다" 정부, 최진실법 드라이브

전국을 뒤흔든 촛불집회 이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던 사이버모욕죄, 인터넷실명제 등 정보통신법 개정안은 최진실씨의 사망 이후 '최진실법'이란 별칭을 얻었다.

정부는 최씨의 죽임이 인터넷의 악성 댓글과 관련이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인터넷 규제안 마련의 최대 호기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추진중인 사이버 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익명성에 뒤에 숨은 사이버 폭력과 인터넷 악플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며 비겁한 짓"이라며 "인터넷 공간이 마치 화장실 담벼락처럼 그렇게 추악한 공간으로 나타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어도 인터넷 테러에 대한 규제나 처벌이 유명무실한 어긋난 현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며 "인터넷 실명제 도입,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 제도적 정비를 통해 '현실과 사이버 상의 괴리감'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략적 이용말라"..야당, 국내 포털 역차별 우려

하지만 야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민주당 의원 8명은 성명을 통해 정부 여당의 사이버 모욕죄 처벌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 추진과 관련해 "인터넷 공간을 감시·통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성토했다.

현행법에 악성 댓글 등에 대한 처벌조항이 있는 데도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는 것은 네티즌들에게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 형성에 개입하지 말라는 협박성 처벌규정을 만드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것.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상의 악플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은 본말이 전도된 인터넷 죽이기에 불과하다"며 "인기 탤런트의 죽음을 정략적으로 활용하여 노골적으로 인터넷을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의 경우 "국내 포털에만 모니터링을 의무화할 경우 해외 인터넷서비스 제공자 및 해외에 서버를 둔 포털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현실적으로도 네티즌들이 해외에 서버를 둔 구글 등의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규제의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현재 게시물 차단·삭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한 게시물 삭제 행위의 남발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우려된다"며 "중소 포털업체의 경영 악화와 포털 시장 위축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최진실법' 놓고 네티즌도 갑론을박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최진실법' 도입을 놓고 열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촛불사태의 진원지였던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 뿐 아니라 야후코리아 토론마당 그리고 블로그 커뮤니티 '올블로그' 등 전방위 인터넷 공간에서 '최진실법'에 대한 찬반 의견이 맞붙고 있다.

야후코리아의 `핫이슈` 토론마당의 `故 최진실 추모게시판`의 경우 6일 오전 9시30분 현재 2600건의 게시물들이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여름의문`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한나라당의 인터넷을 바라보는 그 동안의 태도를 볼 때 사이버 모욕죄라는 것이 인격 살인을 막겠다는 취지보다는 소통의 공간의 장이었던 인터넷과 네티즌의 입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반면 아이디 `차현석`은 "인터넷상의 악플 내지 루머는 한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수 있는 폭력"이라며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받으들이는 사람은 얼마나 큰 고통이겠는가"라며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 규모의 블로그 커뮤니티 올블로그에도 최진실씨 관련 게시물이 주요게시물로 포스팅되고 있다. 블로거들은 최진실법 도입의 폐해 등 대부분 사이버모욕죄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올리고 있다.

한 블로거는 "사이버모욕죄와 인터넷 실명제는 시대를 거스르는 또다른 악법이며 제2의 국가보안법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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