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심훈 부산은행 행장

  • 등록 2002-07-12 오전 10:52:56

    수정 2002-07-12 오전 10:52:56

[edaily 양미영기자] "명실상부한 지역경제 선도은행으로 거듭날 것"

심훈 부산은행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심 행장이 취임한 후 부산은행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분기 순익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심 행장은 "부산은행의 미래도 밝게 보고 있다"며 그 근원을 경영실적이 아닌 직원들의 자신감, 달라진 기업문화, 두터워진 고객들의 신뢰에서 찾았다.

또 "앞으로도 지난 2년동안 마련한 기반을 시작의 기회로 삼아 부산은행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부산시 금고업무 재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선도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심 행장은 부산은행이 거둔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올해 실적에 대한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6000원을 웃도는 주가를 연말까지 1만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단언했다. 다음은 심 행장과의 일문일답.

◇직원들 자신감 회복..방심하면 안된다


- 취임 2주년을 맞았는데. 그동안의 감회와 남은 임기동안 계획이 있다면.
▲지난해 창립후 최대규모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그러나 실적보다 더 감회가 깊은 건 직원들의 태도와 기업문화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취임 당시만 해도 은행 구조조정이 한창이었기 때문에 각 은행노조들의 파업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자신들의 장래에 대해 많이 불안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임직원들이 모두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런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또 지역주민들이 부산은행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금융위기 당시 지역주민에게 물적·심적 고통을 줬지만 최근 다시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광역시 금고업무를 유치한 점도 큰 성과중의 하나다. 부산은행이 자리잡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기반을 잘 다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도 `방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또 시금고 유치 만기가 내년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재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 올해 경영목표와 중장기 목표를 짚어준다면.
▲올해 당기순익은 1500억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당초 1000억원 정도로 잡았지만 이는 보수적인 것이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는 2004년까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2%이하로 낮출 계획이며 ROE 19%, ROA 1.0%의 명실상부한 선진 우량은행으로 성장하겠다. 전자금융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소형기업에 대한 밀착은행으로 발전할 생각이다.

- 최근 기업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공략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경제를 이끄는 부산은행으로서 이에 대한 복안과 계획은.
▲지방은행의 설립취지가 바로 지역자금 집대성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단순히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강화하더라도 부산은행의 타겟은 중소 영세기업이기 때문에 영역이 좀 다르다고 본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의무비율부터 달라 부산은행으로서는 지역내 중소기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부산지역의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자신한다. 직접 발로 뛰면서 거래처를 찾고 있다. 부산지역의 기업고객들을 잡을 수 있는 열쇠라고 본다. 은행장이 직접 뛰기 때문에 소위 `섭외가 안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지방은행간 합병할 이유 없다


- 최근 은행합병 흐름에 대한 견해와 지방은행간 합병 가능성은.
▲지역은행이 합병을 고려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합병할 이유가 없다. 30년이 넘도록 금융정책 당국과 은행에 있었기 때문에 은행 사정을 잘 안다. 시중은행 가운데 유사한 은행들이 합치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시중은행의 경우 국제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그러나 부산은행이 Bank of America`와 경쟁할 필요는 없지 않나.

요즘 은행권은 소위 `Bigger is Better`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지방은행은 아니다. 우수한 경제를 자랑하는 대만의 경우 대기업이 없고 중소기업이 즐비하다. 덩치가 크면 환경이나 여건변화에 적응하기 힘들다. 몸집이 작은대로 장점도 많다.

최근 합병흐름에 대해 은행들은 단순히 당국이 제시하는 방향보다는 생존전략을 위한 포지션을 가져야 한다. 시장원리를 누구도 막을 수는 없다. 단순히 합치라고 해서 통하지도 않겠지만 현 상태로서는 생존이 불가능해 조치를 취해야 할 시중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방카슈랑스·소비자금융 신중 검토


- 최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방카슈랑스나 소비자금융 진출 등 겸업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부산은행의 계획은.
▲자회사 설립은 단순히 은행들이 진출한다고 해서 뒤따라갈 문제가 아니다. 먼저 지방무대의 산업구조를 감안해야 한다. 방카슈랑스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소비자금융의 경우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부산은행만의 전략이 있으며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 전략적 제휴를 하건 자회사를 하건 은행에 맞춰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올해 배당 및 IR계획은.
▲시금고 유치가 확정되던 날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부산은행의 이익을 환원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배당도 이 일환이다.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리도 여타 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해 지역주민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 부산시 역점사업에도 참여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는데 일조할 계획이다.

이제까지는 솔직히 활발하게 IR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IR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본다. 어느 정도 주가가 실현된 만큼 조급해하지는 않을 생각이며 실적을 띄우거나 주가를 올리기 위한 IR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하반기 중에는 홍콩 등 해외IR을 계획하고 있다.

- 부산은행의 적정주가 수준은.
▲아직 시장에서 부산은행의 주식이 제값에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서운하다. 앞으로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 올해는 주가가 1만원이 넘을 것으로 확신한다.

- BW의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은 없나.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은.
▲최근 BW의 주식전환으로 자본금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자본금이면 충분하다. 하나은행보다도 자본금이 많다. BIS자기자본비율의 경우 13.4% 수준으로 국내 은행 중 2번째로 알고 있다. 신주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은 전혀 없다. 오히려 경영기반이 더 확고해졌고 기업 내재가치도 상승했다고 본다. 조성된 자금은 지역내 유망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해 지역경제가 더 활력을 찾도록 할 계획이다.

- 최근 정책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배당을 억제하거나 충당금적립률을 높이라는 일련의 조치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사내유보를 통해 은행 내부가치를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충당금 적립도 같은 차원이다. 단순히 내가 정책당국에 몸을 담았던 사람이어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정책당국의 말은 원론적인 부분이라고 본다.

◇심훈 부산은행장 약력

-1941년 부산생
-1960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66년 한국은행 입행
-1987년 예일대 경제학 석사
-1994년 한국은행 이사
-1997년 한국은행 감사
-1998년 한국은행 부총재
-2000년 부산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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