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다이어리? 안 사요”…요즘 대세는 ‘디지털 문구’

태블릿PC로 필기·다이어리 꾸미기에 사용
속지부터 펜·스티커까지 콘텐츠 거래 활발
디지털 문방구 위버딩·낼나샵 등 성장세
몰스킨·모닝글로리 등 전통 문구업체 동참
25년 디지털 교과서 도입…시장 확대 전망
  • 등록 2023-11-26 오후 3:02:09

    수정 2023-11-26 오후 7:24:49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종이 대신 태블릿PC, 잉크펜 대신 터치펜.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가 문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학습용 필기도구는 물론 신년 다이어리와 캘린더의 자리도 디지털 문구가 꿰찼다.

디지털 문구 콘텐츠를 활용해 다이어리를 작성하는 모습. (사진=위버딩 인스타그램)
Z세대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는 오프라인에서 노트와 다이어리를 사는 대신 온라인에서 속지 개념의 템플릿을 구매하고 펜과 색연필, 스티커 등을 내려받는다. 스타트업계는 이 같은 디지털 문구 콘텐츠를 사고 파는 플랫폼을 만드는가 하면 전통 문구업계에서는 디지털 문구를 출시하며 대응에 분주하다.

26일 디지털 문구 콘텐츠 플랫폼 ‘위버딩’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누트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1~9월 회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0% 증가했다. 2020년 5월 서비스 출시 이후 회원 수는 매 분기 평균 60% 이상 늘고 있다.

위버딩에선 세계 28개국 2500여명의 입점 작가가 1만7000개 이상의 콘텐츠를 팔고 있으며 누적 판매 콘텐츠는 20만건에 달한다. 누트컴퍼니는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9월 글로벌 필기 앱 ‘굿노트’로부터 2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스트롱벤처스에서도 2억원의 후속 투자를 이끌어 누적 투자액 57억원을 달성했다.

디지털 문방구를 표방하는 스타트업 낼나는 ‘낼나샵’을 통해 자체 제작한 디지털 문구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디지털 플래너 ‘낼나다(내일을 나답게 다이어리)’를 비롯해 100여개의 디지털 문구를 판매한다. 2020년 설립한 낼나는 지난 3년간 연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전통 문구업체들도 디지털 문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문구 브랜드 몰스킨은 2017년부터 디지털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 플래너’ 다이어리를 출시했다. 전용펜으로 기록한 내용을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전송해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지난해에도 리뉴얼 버전을 내놨다.

국내 문구업계 1위 모닝글로리는 지난해 처음으로 디지털 문구를 선보였다. 필기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노트 등 제품 9종으로 구성했으며 올해도 스티커 등 디지털 문구를 추가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태블릿PC 이용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디지털 문구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갤럽에 따르면 가구 내 태블릿PC 보유율은 2020년 19%에서 2021년 24%, 지난해 36%로 증가세다.

특히 잘파(Z+알파)세대의 태블릿PC 이용률이 높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의 51.9%, 20~29세 중에선 41%가 태블릿PC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5년에는 학습 시 필수적으로 태블릿PC를 이용하게 되면서 필기는 물론 취미 활동에 디지털 문구를 이용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는 목표로 ‘1인 1기기’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는 “작년 기준 국내 태블릿PC 보유 가정 비율은 36%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예정된 만큼 디지털 문구 콘텐츠 시장은 향후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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