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수요 감소 및 판가 하락으로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스템반도체인 CMOS CIS(이미지센서)에 집중하는 등 사업 다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의 주요 사업이 메모리반도체이다보니 이미지센서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조직 개편을 통해 연구 개발에 무게를 실으며 선발업체 추격에 나서고 있다.
| 지난해 글로벌 기업 CMOS CIS(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순위 (자료=옴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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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매출 기준) 5위에 올랐다. 같은 해 3분기 기준 3.8%에서 5.3%로 시장점유율도 늘어난 것으로, 메모리반도체 불황에도 이미지센서 시장이 점차 커지는 게 순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05930)는 1위 소니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의 한 해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매출이 1억5300만달러(약 1982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에 2억6500만달러(약 3500억원)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지센서의 경우 다운턴을 겪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와 다르게 선방하고 있다”며 “전체 시장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대체로 업체들 성적이 좋다”고 했다. 이어 “카메라가 탑재된 전자기기에 이미지센서가 필요하기에 앞으로 활용 분야는 점점 넓어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같은 후발업체들도 이처럼 커지는 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이미지센서 시장 매출 규모는 올해 193억달러(약 25조4900억원)에서 2026년 269억달러(약 35조52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지센서는 출시 이래 10~15년간 대부분 휴대폰 카메라 기술로 활용됐으나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 활용 가능한 범위가 늘어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CMOS 이미지센서. (사진=SK하이닉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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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용 초고화소 제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Hi-A811’을 선보였다. 지난해 초 50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출시를 발표한 데 이어, 1억 화소가 넘는 신제품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CIS사업부를 연구개발 중심 조직으로 개편했다. 기존 스마트폰 내 이미지센서 탑재에 집중했다면 연구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물론 사업 영역 확대에 전력을 쏟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사내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직원에 독일 광학제품 전문 제조사 칼자이스 업무경험을 제공한 것도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주관한 글로벌 학술대회 ‘IEEE EDTM 2023’에서도 저전력 성능을 위한 A/D변환기 설계 등 이미지센서 관련 기술을 알리는 데에도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