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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은 기업이 기존에 갖고 있던 연구에 기반한 기술력에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더해져 백신 개발이라는 성과가 나왔다. 결국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며 “변이가 출현하고 있고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닥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려면 기업에 대한 범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바이오텍 중에서 가장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가 빠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다. 합성항원 플랫폼을 적용한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 임상 방식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품목허가 예상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이밖에 임상 1~2상에 착수한 백신 개발 회사는 셀리드(299660), 유바이오로직스(206650), 진원생명과학(011000), 제넥신(095700) 등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내년 백신, 치료제 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은 5265억원에 불과하다. 10여 곳의 치료제 개발사까지 예산을 나누면 백신 개발사에 돌아가는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9년까지 의약품 판매로 단 1달러의 매출도 없었던 모더나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내년 초 오미크론 변이 대응이 가능한 새 mRNA 백신 제조가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미국 모더나의 성공 배경에는 자국 정부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라는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모더나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비용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 3억 도즈(1회 접종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하고 57억5000만 달러(약 6조6000억원)를 추가로 투입 등 총 100억 달러(12조원)를 지원했다. 자금뿐만 아니라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총대를 메고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내줬다. 화이자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의 탄생이었다.
한국에서는 작은 바이오텍이 글로벌 톱티어까지 올라선 회사로는 셀트리온(068270)이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계 순위 1위 삼성그룹, 3위 SK그룹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이 있었다. 창업 초창기 셀트리온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끌어온 투자금으로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투자는 없었다.
업계는 제2 셀트리온, 한국판 모더나 탄생은 바이오텍 자생으로 불가능하며, 정부의 지원 및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부회장은 “K바이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비중은 0.7%에 불과하다”며 “국내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외 바이오의약품 수입도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단기 임상연구 한가지를 위한 단기 지원이 아니라 기초연구 지원에서부터 상용화까지의 단계별 지속적 장기적 투자, 지원 모델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상용 가속화를 위한 임상 및 특허개발 에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생겨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회원사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산업계를 위해 인력양성, 국내외 산업 트렌드 분석정보 제공, 해외진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밍글(Global Mingle) 이라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 주한 대사관 및 투자청을 통한 해외 진출 컨설팅, 해외 투자자들에게 피칭할 수 있는 IR 행사 등을 개최했다. 바이오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해 대정부 정책 건의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간담회, 규제사항 등 의견수렴 및 정책건의 추진, 바이오 민간투자 애로 지원단 홈페이지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