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방한…"한한령 해제 기대감보단 美·中 갈등 경계필요"

이베스트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1-09-14 오전 9:06:25

    수정 2021-09-14 오전 9:06:25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늘(14일) 방한 예정인 가운데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기대감이 다시 커질 수 있지만, 이보다 미·중 갈등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한국에 도착해 오는 15일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과 한반도 등 지역 정세에 대한 문제 등을 논의한다. 왕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10개월 만으로,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4월 중국에서 개최된 이후 약 5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왕이 부장의 방한에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지만, 기대보다는 미·중 갈등 재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2차 한한령’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베트남에서의 발언과 중국 외교석 수사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지난 10일 미·중 정상은 7개월 만에 전화통화를 했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국간 경쟁이 충돌로 확산되지 않길 바란다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진솔’하고 ‘심도’있으며 ‘광범위’한 전략적 대화들이 있었다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중 갈등의 완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인민일보는 외교에 있어 ‘진솔’의 의미를 솔직하고 성실한 대화가 아닌, 상호간 이견 또는 불가능한 소통이라 설명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3월 2일,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류허 부총리의 방미와 관련하여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에 관해 ‘진솔’한 교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관한 행정명령 서명, 23일 중국 상무부 역시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간 전화통화 내용은 중국 외교적 수사와 과거 사례를 참고했을 때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워보인다”며 “이미 과거와 같은 유사점들 확인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산업보조금 문제와 관련하여 추가 제재 검토 중이며, 파이낸셜타임즈(FT)는 행정부가 ‘타이페이 대표처’를 ‘타이완 대표처’로 명칭 변경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점을 짚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베트남 방문 중 ‘역외 세력’이 ASEAN의 지위를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문제 거론하는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 연구원은 “베트남에서의 왕이 외교부장 발언, 미중 정상 전화통화에서 거론된 중국의 ‘핵심이익(국가안보 등 합의 불가한 중국정부의 최고 가치)’, 중국의 외교적 수사 등 고려하면 긍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지금은 왕이 부장 방한에 따른 한한령 기대보다는 미·중 갈등 제재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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