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은하 모양 결정짓는 원리 제시

은하단 충돌시 은하의 막대구조 형성…네이처 천문학 게재
  • 등록 2019-06-30 오후 12:00:00

    수정 2019-06-30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은하의 모양을 결정짓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
막대나선은하 NGC 1300. 막대나선은하의 한 예다. 중앙 부분 노란색 직사각형으로 표시한 부분이 이 은하의 막대구조다. 이런 막대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지난 100년 간 연구돼 왔다. 그림=NASA 등.
임명신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은하의 모양을 결정짓는 새로운 원리가 있음을 밝혀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30일 밝혔다.

수백억, 수천억 개의 별로 이뤄져 있는 은하는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가장 흔한 은하는 나선팔 구조를 갖는 ‘나선은하’다. 나선은하 중 1/3은 중심 부분이 막대모양인데 이 부분이 은하의 전체적 모양 형성과 진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우 중요하게 연구돼 왔다.

나선은하의 막대구조물 생성 원인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하지만 어떤 것이 맞는지 속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아 막대구조의 형성 과정은 은하구조 연구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수백, 수천 개의 은하가 모여있는 집합체인 은하단 두 개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막대구조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는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라는 외부은하탐사 관측자료를 통해 입증됐다.

연구팀은 관측자료로부터 105개의 은하단과 1377개의 나선은하를 선별해 충돌 중인 은하단에서 막대나선은하의 발생 빈도가 현저하게 많음을 밝혀냈다. 이로써 은하단 충돌과정에서 막대구조가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은하단의 충돌 과정에서 막대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은 20년 전 한 논문에 짤막하게 언급됐을 뿐 그동안 막대구조 연구에서 무시돼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관측자료의 분석을 통해 명백히 밝혀진 것이다.

임명신 교수는 “이 연구는 은하의 특성이 주변 환경에 좌지우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은하 막대구조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윤용민 연구원은 “이 연구는 관점을 넓혀 은하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해 얻어낸 결과”라며 “은하단 충돌이 막대나선은하의 다른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고 후속연구 계획을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6월 2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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