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최근 OCI가 회사채 시장에서 관심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공모채 발행이 예정된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이 줄줄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주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이달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데다 변동성이 다소 커지더라도 OCI가 대응할 수 있을 만큼의 재무안정성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OCI(010060)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올리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등급 상향의 배경으로 업황 개선과 사업경쟁력 강화, 우수한 재무안정성 등을 꼽고 있다. 정혜옥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전보다 우호적인 업황과 강화된 사업 경쟁력으로 이익창출 능력이 개선되고 있다”며 “투자부담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향후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등급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OCI의 작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7.9%, 순차입금의존도는 14.5%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나타내고 있다. 실적도 양호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 6316억원, 28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114.7% 급증했다. 현금성 자산은 1조 347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태양광 산업의 업황 변동성이 크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익수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태양광 사업의 업황 변동성이 크지만 OCI는 우수한 재무탄력성을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공급 과잉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면 등급을 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면서도 “카본케미칼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폴리실리콘 시장 내 동사의 사업경쟁력, 말레이시아 생산공장 인수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영업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OCI는 5만 2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보유,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세계 3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5월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법인(연간 생산능력 2만t)을 인수하면서 위상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첫째 주 kg당 15.4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3.35% 올랐다. 이는 지난 12월 5주차 이후 13주 만에 첫 반등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설치 성수기를 맞아 태양광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OCI는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OCI는 오는 19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12일 진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차환에 사용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전년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뿐 아니라 연초부터 A급 회사채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