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간편결제가 뜨고 있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뱅크월렛 카카오’는 출시 3주 만에 가입자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편리함이다. 카톡으로 친구에게 말을 걸듯 친구목록에서 찾아 ‘보내기’ 버튼을 누른 뒤 비밀번호 네 자리만 입력하면 모든 게 끝이다. 최근엔 카드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기업들이 이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페이팔이나 중국의 알리페이처럼 우리보다 덩치 큰 간편결제 업체들이 호시탐탐 한국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로선 더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간편결제 시장이 간편함을 무기로 급부상하고 있다면 은행은 그 정반대로 가고 있다. 간편함과는 일단 거리가 멀다. 거래는 더 복잡해졌지만 그렇다고 안전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처방들이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마 이후에도 유사한 사고가 터진다면 그땐 이체한도를 또 얼마나 낮추겠다고 할지, 개인인증은 얼마나 더 복잡하게 요구하겠다고 엄포를 놓을지 의문이다. 보안강화를 대가로 과연 고객들은 어디까지 불편을 감내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