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사드' 대혼란 예상..화학무기 사용 우려

국제사회,'포스트 아사드 시대' 대책짜기 분주
종족 간 내전·화학무기 사용 우려돼
  • 등록 2012-07-20 오전 10:17:47

    수정 2012-07-20 오전 10:17:47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에 이어 주요 국경 거점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자 지난 14개월간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며 권좌를 지켜온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몰락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시리아 국영 TV를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 아사드 대통령.
국제사회는 급격한 전황 변화에 ‘포스트 아사드 시대’를 대비한 출구전략을 짜고 있으나 시리아 종족간 내전 격화,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등 각종 변수에 따라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반군이 정부군의 근거지인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와 터키로 통하는 국경 거점도 반군이 점령하면서 정부군의 패색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수도 탈출설이 제기됐던 아사드 대통령은 국영방송에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이 화면이 언제 어디서 찍혔는지 밝혀지지 않아 아사드 지도층 내부의 동요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내전이 격화되자 포화를 피하려는 시리아 국민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졌다. 외신들은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을 통해 하루 동안 2만명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아사드 정권에 대한 제재안 마련에 집중했던 국제사회는 전세가 반군의 우세로 급격히 변하자 ‘포스트 아사드’ 플랜을 짜는 것으로 계획을 급히 수정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아사드 정권이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동맹국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2대째 41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온 아사드가(家)가 몰락할 경우 종족 간 내전이 더 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한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가 전체 인구 75%에 달하는 수니파를 억합하면서 아사드 정권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아사드의 몰락은 수니파와 알라위파 간의 종족 간 내전으로 발전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또 시리아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아사드 정부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보유하고 있던 화학무기를 대량 살포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리아는 현재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 있지 않아 국제사회는 시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종류와 그 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시리아와 인접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는 카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레바논 내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에 넘어가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시리아 화학무기를 우려하고 있으나 당장의 군사 개입에는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또 시리아 인접 중동국가의 동의 없는 서방의 섣부른 군사개입이 자칫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는 시리아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유엔(UN)차원에서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서방국가가 제시한 시리아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코피 아난 유엔 및 아랍연맹(AL) 공동 특사는 제재안 부결 직후 국제 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시했고 수전 라이스 UN 주재 미국 대사는 “제재안 부결은 (시리아) 상황을 계속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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