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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반군이 정부군의 근거지인 수도 다마스쿠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와 터키로 통하는 국경 거점도 반군이 점령하면서 정부군의 패색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수도 탈출설이 제기됐던 아사드 대통령은 국영방송에 등장해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이 화면이 언제 어디서 찍혔는지 밝혀지지 않아 아사드 지도층 내부의 동요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내전이 격화되자 포화를 피하려는 시리아 국민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졌다. 외신들은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을 통해 하루 동안 2만명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2대째 41년간 시리아를 철권 통치해온 아사드가(家)가 몰락할 경우 종족 간 내전이 더 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한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가 전체 인구 75%에 달하는 수니파를 억합하면서 아사드 정권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아사드의 몰락은 수니파와 알라위파 간의 종족 간 내전으로 발전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또 시리아의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아사드 정부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보유하고 있던 화학무기를 대량 살포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리아는 현재 화학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해 있지 않아 국제사회는 시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종류와 그 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시리아와 인접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는 카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화학무기가 레바논 내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에 넘어가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유엔(UN)차원에서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서방국가가 제시한 시리아 제재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코피 아난 유엔 및 아랍연맹(AL) 공동 특사는 제재안 부결 직후 국제 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시했고 수전 라이스 UN 주재 미국 대사는 “제재안 부결은 (시리아) 상황을 계속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