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열풍 UCC 테마株, 어디로 갔나?

대부분 실적 부진 `광고유치 어려움`
"방송사와 저작권 문제 해결돼야"
  • 등록 2008-03-24 오전 10:23:31

    수정 2008-03-24 오전 10:24:25

[이데일리 류의성 임일곤기자] 동영상UCC(손수제작물) 관련 업체들이 주요 포털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 분쟁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작년 초 국내 인터넷포털의 최대 이슈는 동영상UCC였다. 사업목적에 동영상UCC사업을 추가하거나 관련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업체들이 생길 정도였다. UCC테마가 형성되면서 관련주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 업체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종목도 있다. UCC테마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당시 증권가에선 돈을 버는 UCC업체를 선별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요포털 실적 `기대 이하`

인터넷포털 중 동영상UCC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다음(035720)이다. 작년 1월 `tv팟`을 선보인 다음은 동영상UCC에서 광고 매출로 월 2억~3억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년 한해 약 24억~3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는 것. 다음은 지난해 자체 검색엔진과 카페, e메일 등 기존 역량을 동영상 사업에 총동원했지만 기대만큼 실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지난해 동영상UCC 사업 등으로 약 111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동영상UCC가 만화· VOD(Video On Demand) 등 다른 콘텐트와 함께 `기타매출`에 포함돼 있어, 111억원도 온전한 수익이라 할 수 없다. NHN 측은 "기타매출액에서 동영상UCC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동영상UCC에서 만족할 만한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SK컴즈는 아직까지 동영상UCC를 수익모델로 발굴하지 않고 있다. 최근 SK컴즈는 케이블방송 엠넷과 제휴해 빠르면 오는 4월부터 엠넷의 동영상 콘텐트에 광고를 붙인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소 전문 "말하기 민망한 수준"

주요 포털은 동영상UCC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동영상UCC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전문업체들은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평균 방문자수나 페이지뷰면에서는 대형포털의 동영상UCC 섹션을 압도하지만 정작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이 분야 1위 업체인 판도라TV는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마케팅과 시스템 구축 비용 등이 이를 압도해 영업이익은 적자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미국 벤처 캐피탈로부터 각각 60억원과 9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만족할 만한 실적을 내놓지 못했다.

인지도가 꽤 알려진 A업체의 경우 지난 한해 매출액 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실적은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출액을 따로 집계하기 어렵다"나 "매출액 규모를 밝힐 수 없다" 등`구차한` 변명으로 실적 감추기에 급급하다.

관련 업계의 한 대표는 "동영상UCC가 주요 포털에게는 사업의 일부이지만, 중소 전문업체에게는 전부"라며 "네트워크 비용 대비 광고 매출이 적어 많은 업체들이 사정은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네트워크업체 명암 엇갈려

한편 이들 업체들의 트래픽을 관리하는 네트워크 업체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판도라TV과 회선서비스 제휴를 맺은 오늘과내일(046110)은 작년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엠군닷컴을 운영하는 씨디네트웍스는 영업호조를 보였다.

오늘과내일은 판도라TV에 네트워크서비스 인프라를 맡고 있다. UCC붐과 함께 UCC가 대선전략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략을 내세우며 판도라TV 효과를 내심 기대했다. 회선 서비스 매출이 늘어나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UCC 대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는 작년 2월 1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현 주가는 3000원대로 추락했다.

오늘과내일은 작년 영업손실 15억원으로 전년 15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245억원으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회사측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설과 신규 콜센터 증설로 비용이 증가해 매출대비 원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씨디네트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7.36% 증가한 실적 호조를 보였다. 매출액도 497억원으로 전년 보다 38.15% 증가했다. 콘텐트 전송 네트워크(CDN) 사업 호조로 실적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저작권 해결 필요"

이처럼 대부분의 중소전문 업체들이 영업적자에 허덕이는 것은 저작권 문제가 해결 되지 않으면서 광고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여기에 늘어나는 네트워크 회선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내부 사정은 더욱 궁핍하게 된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방송사와의 저작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중소 전문업체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포털의 경우 지난해 방송사들과 저작권 문제를 매듭지었으나 그러지 못한 중소 업체들은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동영상UCC는 검색포털과 달리 사이트 충성도가 약해 중소업체들의 수익 개선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작년까지 많은 사이트가 생겼지만 먼저 시작했거나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에 트래픽이 몰리면서 후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라며 "그나마 선도업체인 판도라TV도 저작권 문제와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문제 등으로 어려움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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