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학선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동아시시아 국가들은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부문의 취약성을 시급히 개선하고 역내 금융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한국금융학회 주최 "동아시아 금융학회 연합 컨퍼런스" 환영사를 통해 "역내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협소해 대규모 투기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의 자유화와 개방화 로 한 나라의 금융불안이 곧바로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금융협력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일 3국간의 역내 교역량만 보더라도 지난 90년 960억 달러에서 2002년 3780억 달러로 급격히 늘어나 이에 수반되는 역내 금융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역내 금융부문의 취약성으로 인해 미국 및 유럽의 투자은행들이 이러한 금융서비스 수요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박 총재는 "이에 따라 최근 한·중·일 3국은 동북아 금융중심지 구축을 역내 경제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자국에 금융중심지를 구축하려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각국 금융시장이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상호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아시아 채권시장 육성, 역내 통화통합 등에 대해 심도있고 다양한 논의와 함께 실효성있고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모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밖에 박 총재는 "지난해말 현재 일본, 중국, 한국 등 3국의 외환보유액 합계는 1조 2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고, 대만과 홍콩의 보유액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서 "이는 주로 미국 정부채 등에 운용되고 있어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이 동아시아에 의해 보전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