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정보기술(IT) 대표주이자 성장주인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폭락장 속 연초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난 후에도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외인과 기관이 대량의 매물을 쏟아내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만 주워담는 모양새다. 외부로 도출된 악재에 성장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띄워진 것이 직격탄이 되며 투심이 빠르게 얼어붙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일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19%, 7.12% 하락하며 주저앉았다. 네이버는 전날 주가 급락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지 하루 만에 장중 15만 원대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의 주가가 15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종가기준 2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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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5만900원으로 장을 마치고 4만 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장중 52주 신저가인 5만500원까지 내렸다. 관련 그룹주 역시 일제히 신저가를 찍었다.
카카오페이(377300)는 4만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323410) 역시 1만835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기준 상장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 역시 3만9600원으로 최저가다.
네이버는 미국의 리셀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경기침체로 하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비싸게 샀다’는 평가가 나온 탓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신용평가는 네이버의 포시마크 인수건에 대해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자회사의 악재가 맏형에도 악재를 미친 모양새다. 카카오페이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가 초기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딘’을 개발한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분할 상장에 시동을 건 것도 악재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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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이에 카카오 및 관련 자회사들의 성장성에 의문부호를 띄웠고 이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씨티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해 2023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의 목표가를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역성장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인터넷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며 “연말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해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불거진 탓”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