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책임 공방에 양자토론 결렬 위기…안·심 `철야농성`(종합)

민주·국힘, 토론 자료 지참 여부 놓고 입장차
與 "주제 없는 자유 토론 수용했더니 책임 떠넘겨"
野 "무자료 토론은 국민 앞에서 사기쇼 하자는 의도"
안철수·심상정, 양당 규탄하며 국회서 철야농성 돌입
  • 등록 2022-01-30 오후 6:32:36

    수정 2022-01-30 오후 6:32:36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재명·윤석열 후보 양자 토론 협상 중인 여야가 30일 이렇다 할 진척 없이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에 오는 31일 예정된 토론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양자 토론에 끼지 못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양자 토론을 규탄하는 국회 철야 농성에 돌입하면서 상황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윤석열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과 오후 실무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토론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공회전을 했다. 민주당 측은 자료 없는 토론을 요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대장동 관련 자료는 가져가야 한다고 맞섰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양측은 서로 입장문을 내며 상대방을 압박했다. 민주당 측 박주민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윤 후보 측에서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주장을 수용해 ‘주제 없이, 자료 없이 자유토론하자’는 입장으로 결단했다. 윤 후보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한 ‘주제 없는 자유토론’을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에는 무자료 토론을 주장하다, 자유토론을 수용하니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며 책임을 민주당에 떠 넘기고 있다”며 “윤 후보가 원하던 자유토론을 수용한 만큼, 이제는 윤 후보가 결정을 해야 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협상 중단의 책임은 이재명 후보 측에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다시 제안한다. 오늘 밤늦게라도 협상을 재개하자”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성일종 의원 등 국민의힘 협상단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자료로 토론하자는 것은 국민 앞에서 거짓말이나 하고, 수다나 떨면서 사기쇼를 펼치자는 의도 아니겠는가”라며 “저희 입장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 등은 지참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대장동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교묘한 말솜씨와 괴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할 수 있겠는가. 근거자료의 제시는 국민판단을 돕기 위해 필수사항”이라며 “오전까지 민주당이 토론주제에 칸막이를 세우려 한 것도 결국은 대장동이나 성남FC의 비리 의혹과 같은 국민이 정말 묻고 싶은 주제에 대한 토론을 기피하고, 각종 의혹을 덮으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은 협상 `데드라인`을 이날 밤 12시로 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한편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국회 철야 농성에 돌입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 후보는 농성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당의 편법 양자 담합 토론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국민의 뜻을 모아 저항의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심 후보 역시 당 대선전략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심 후보는 “오로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에 담합하는 제 2의 위성정당 사태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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