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년 전 성남시장 재임 시절 임대아파트에 대해 언급한 영상이 공개됐다. 이 전 지사는 당시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해 그해 9월 성남도개공이 공식 설립된 바 있다.
3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2013년 1월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새해 인사회’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한 시민에게 “도시개발공사가 왜 꼭 수익을 내야 하는지 그 부분이 좀 듣고 싶다”는 질문을 받았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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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전 지사는 “도시공사가 왜 이익을 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궁극적으로 이익을 낼 필요가 없다. 남겨서 뭐하겠냐. 그럼 써야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제 쓰면, 1공단-대장동은 결합개발하면 거기서 수익이 좀 남긴 하는데 현지 주민보상이나 이런 거로 써야 하기 때문에 나머지 분양개발 사업이나 이런 것들을 하면 돈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아파트를 거론하면서 “저희가 임대아파트 짓거나 이런 건 안 하려고. 그건 손해가 나니까. 그것 때문에 적자가 나는 거다. 그런 거는 의회가 동의도 안 해주고 안 할 거니까”라면서 “돈이 남으면, 그걸 예를 들면 예산으로 돈을 잡아 예산으로 쓰는 방법이 하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도시개발공사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를 본시가지 개발 사업에 쓰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돈을 어디서 가지고 하겠느냐. 그거 가지고 하려는 거니까. 수익이 있는 거 가지고 본시 가지 개발 사업에 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 김은혜 의원(사진=김은혜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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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을 공개한 김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구상하는 것이 아닌 민간 분양 아파트를 늘리기 위한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후보가 약자 편이라는 환상을 깨게 해주는 진심 고백이다. 대장동을 거쳐 백현동까지 이 후보가 꾸준히 민간 개발업자의 세대 수는 늘려주면서 서민들의 임대 주택을 줄인 배경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면서 임대주택 비율의 목표치를 15.29%(5만 7889㎡)로 계획했지만, 2019년 개발 계획 변경 과정에서 목표치를 6.72%(2만 5449㎡)로 축소했다.
이에 대장지구의 임대주택 비율이 사업 추진을 거치며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지난달 5일 이 전 지사 캠프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대장동 임대주택이 6%로 축소된 건 이재명 성남시장 퇴임 이후 일어난 일로, 이재명 후보와 연관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