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몇 년 전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 받은 송 씨(여·76).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로 꾸준히 관리해왔지만 아프다 말다 반복하던 무릎 통증이 올 겨울 유난히 심해졌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낮에도 무릎이 시려 견딜 수가 없었다. 걷기 힘든 통증에 잠깐 외출하는 것도 꺼려졌고, 움직임이 줄어드니 한발자국 내딛
|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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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우울감이 몰려왔고, 의욕도 사라졌다. 병원을 찾은 송 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 받았다. 고령에 고혈압까지 있어 수술을 하는 게 두려웠지만 얼마 전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동시에 받고 잘 지내고 있는 친구의 적극적인 설득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노년기, 건강한 관절은 가장 중요한 장수 밑천이다. 거동이 편하고 잘 움직일 수 있어야 관절질환으로 인한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만성질환,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 정도가 2~3배 높고, 전체 환자의 약 1/3이 수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건강한 노년기 삶을 위해서는 무릎 통증을 참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 중 60~70대의 비율이 83.4%에 이르고, 80대 이상 환자가 1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인공관절 수술은 노년기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수술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과 질환 여부로, 심장 판막을 수술했거나 부정맥 환자, 혈전 약을 오래 복용한 환자 등은 지혈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수술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령의 만성질환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과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양측 무릎 모두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양측을 동시에 할 것인지, 따로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시간 차이를 두고 한쪽 무릎씩 따로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가능하면 양측 무릎을 함께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으면 각각 받는 것에 비해 입원일수는 약 1주일 정도 줄어들고, 치료비용도 약 17%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마취도 한번만 하기 때문에 신체부담도 그만큼 덜하고, 수술 후 통증을 되풀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로봇 인공관절을 시행할 수도 있다. 로봇 수술로 오차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면 수술 후 통증 감소와 조기 회복 속도에 효과적이다.
노년기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먹고, 잘 걷고 건강한 생활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외부 활동이 꺼려지거나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무릎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인공관절로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노년의 행복을 되찾길 바란다.